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일가의 재산이 최대 700억달러(78조1,900억여원) 상당으로 추산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4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중동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무바라크 일가가 영국과 스위스 은행의 비밀 계좌 예금과 런던, 뉴욕, 로스앤젤레스에 부동산 등 상당한 금액을 축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바라크는 30년간 대통령으로 재임했을 뿐 아니라 군 고위 관리 경력도 수년에 달한다. 수많은 투자협상에 관여한 것은 물론 가족들도 외국과의 사업 등 이권에 깊이 개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뒷돈을 챙겼으며, 외국으로 보내거나 은행 비밀계좌에 입금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특히 이집트 법률상 외국인들이 자국에서 사업을 할 경우 현지인에게 지분 20%를 의무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있는데, 이 지분 대부분을 무바라크가 좌지우지 해왔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아랍계 신문 알 카바르가 무바라크 대통령이 뉴욕 맨해튼과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 로데오거리 등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며 부패 의혹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당시 스위스의 UBS 은행과 스코틀랜드 은행, 로이드뱅킹그룹 등 외국 은행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구체적 정황을 대기도 했다.
무바라크의 아들 가말과 알라 역시 억만장자다. 최근 영국 주재 이집트 교민들이 시위를 벌였던 런던 벨그라비아에 호화스러운 저택 역시 가말의 소유인데, 가디언은 " 이 저택은 서방의 기념비적 자산에 대한 무바라크 일가의 탐욕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프린스턴 대학 정치학과 아마네이 자말 교수는 "400억~700억달러에 달하는 무바라크 일가의 재산축적과정은 여타 중동지역 독재자들의 사례와 유사하다"며 모두 이 정권이 얼마나 부패했는지 보여주는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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