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집트 민주화 시위/ 벼랑끝 몰린 무바라크, 과도정부 구성 통한 '퇴로' 곁눈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집트 민주화 시위/ 벼랑끝 몰린 무바라크, 과도정부 구성 통한 '퇴로' 곁눈질

입력
2011.02.05 07:24
0 0

관련기사 미국이 사실상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에게 정권 이양을 촉구하고 나서 '포스트 무바라크' 체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미 정부는 이집트의 혼란이 마무리되기 위해선 무바라크 대통령이 즉각 물러나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무바라크 대통령은 ▦9월 대선 불출마 ▦추가 개각 ▦야권인사의 대통령 출마 규정 완화 등을 골자로 한 헌법개정 등 내놓을 수 있는 카드를 모두 제시하며 일단 즉각 퇴진요구를 거부한 상태다. 퇴진하면 모든 것을 잃고 자칫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제 와서 다시 무력진압에 의존할 수 있는 가능성은 이미 상당히 물 건너 간 상태다. 워싱턴포스트는 4일 "무바라크 대통령이 민주화 시위를 중동판 톈안먼 식으로 진압한다면 미국 등 세계 대다수 국가들은 무바라크 집권의 이집트를 고립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바라크 정권이 시위진압으로 권력유지에 성공하더라도 국내외적으로 보다 강력한 급진주의를 양산하는 계기가 돼 미국 등은 더 이상 이집트를 전략적 동맹으로 간주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이 대세이고 다만 시점만이 문제인 상황에서 관심은 명예로운 퇴로가 확보될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가 무바라크 대통령이 즉각 물러난 뒤 과도정부에 권력을 이양하는 방안을 이집트 당국과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82세의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나고 그가 지명한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이끄는 과도 정부가 9월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집트 헌법 139조는 대통령이 부통령에게 자신의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계획에는 과도정부에 무슬림형제단 등 야권 인사를 광범위하게 포함시켜 공정 선거를 위한 준비에 착수토록 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는 시위대의 요구사항에 일부 부합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바라크 대통령이 즉각 퇴진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선 이집트 군부의 움직임이 다시 변수가 될 수 있다. 군부가 대선 때까지 무바라크의 임기를 보장하려 할 경우, 야권과 시위대의 반발로 정정은 다시 극도의 혼란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결국 미국 등이 이집트에서의 질서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시위대 및 야권 뿐만 아니라 군부와도 타협을 해야 함을 의미한다. 미국 등은 오히려 이슬람 종교국가의 출현을 저지하기 위해 군부에서 차기 지도자가 나오는 상황을 선호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선 일정과 관련된 변수도 있다. 야권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9월 대선은 너무 촉박하다면서 야당을 육성해 제대로 된 대선을 치르기 위해선 최소한 1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등 서방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슬람 원리주의 성향의 무슬림형제단이 집권하게 되는 경우다. 2005년 총선에서 전체의석의 20%를 차지한 무슬림형제단은 현재도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