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주얼리호 구출 과정에서 생포한 해적들에 대한 조사가 1주일 간 강도 높게 진행되면서 해경의 수사가 석해균 선장을 쏜 해적을 규명하는 데 집중되고 있다. 한국인 선원들과 동료 해적들은 석 선장에게 총을 쏜 범인으로 마호메드 아라이(23)를 지목하고 있지만 그는 혐의를 계속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해해양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2일 입국한 한국인 선원 7명을 상대로 귀국 직후 피해자 조사를 벌여, “아라이가 석 선장에게 총을 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5일 밝혔다. 수사본부는 설 연휴인 4일에도 1등 항해사 이기용(46)씨와 3등 항해사 최진경(25)씨, 조리장 정상현(57)씨를 다시 불러 아라이의 혐의에 대한 추가 진술을 들었다.
수사본부에 따르면 조기장 김두찬(61)씨는 피해자 조사에서 “아라이가 선장 옆에 있던 내 머리채를 움켜쥐고 AK 소총으로 선장에게 난사했다”면서 “아라이는 해적 중에서 가장 악질이었다”고 밝혔다.
선원들의 이 같은 진술은 일부 해적의 진술과도 일치한다. 생포된 해적 중 아울 브랄렛(19)은 조사 초기부터 아라이가 석 선장에게 총을 쐈다고 주장했다. 수사본부는 또 압둘라 알리(24)가 석 선장이 총상을 입었을 때 근처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아라이의 총격 여부에 대해 알리를 강하게 추궁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그러나 이런 증언에도 불구하고, “아라이가 우리 선원과 동료 해적이 자신을 범인으로 지목하자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수사본부는 석 선장의 몸에서 뽑아낸 총알 3개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정밀 감식 중이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이중통역 문제로 거짓말 탐지기 조사는 고려치 않고 있다”며 “아라이가 자백하지 않더라도 과학적 증거와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사본부는 석 선장이 회복하는 대로 자신을 쏜 범인에 대한 진술을 받아낼 방침이다. 수사본부는 7일 오후 종합수사결과를 발표하고 8일 오전 검찰에 이 사건을 송치할 계획이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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