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에 의해 약탈된 외규장각 도서 297권이 145년만인 올해 5월 이전에 한국땅에 돌아오게 됐다. 박흥신 주프랑스 한국 대사와 폴 장 오르티즈 프랑스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7일(현지시간) 파리 외교부 청사에서 외규장각 도서 297권을 반환하는 내용의 정부간 합의문에 공식 서명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때 도서 반환을 합의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로써 한국과 프랑스 양국 정부간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둘러싼 기나긴 협상이 마무리됐다.
양측은 이날 서명식에서 ▦프랑스 국립도서관(BNF) 소장 외규장각 도서 297권을 5월31일 이전에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관 완료▦이관 도서에 대한 디지털화 작업▦2015ㆍ2016년 한국ㆍ프랑스 상호 문화교류 행사 계기 이관 도서 일부 전시 ▦5년 단위 갱신 가능 대여 등의 내용에 정식 합의했다.
이와 관련, 국립중앙박물관측은 이달 내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대표단을 파견해 구체적인 반환 일정과 운반ㆍ보관 등 기술적인 사항에 대한 공식 교섭에 착수할 방침이다. 정부는 외규장각 도서에 대한 프랑스측의 디지털화 작업이 마무리될 경우 오는 3월 말 첫 반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어 5월까지 항공편으로 2, 3차례에 걸쳐 도서 반환을 완료하고 6월 관련 행사를 거쳐 7월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괄대여 형식으로 이관된 도서는 5년마다 자동으로 갱신 대여되는 방식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된다. 양측은 또 수교 130주년을 기념한 2015ㆍ2016년 '한국∙프랑스 상호교류의 해' 행사 때 한국 문화재를 프랑스에서 전시한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규장각 도서는 박병선 박사가 1975년 파리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한 뒤 고국에 돌아오기까지 36년이 걸렸다. 정부는 1991년부터 프랑스 정부와 반환 협상을 시작했는데, 1993년 9월 한국을 방문한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외규장각 고서 중 '휘경원원소도감의궤' 1권을 갖고 와 도서 반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 뒤에도 외규장각 도서는 곧바로 반환되지 않았고, 도서 반환 문제는 한국과 프랑스 간의 외교 현안이 돼왔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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