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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민주화 시위/ "美, 무바라크 9월 대선 불출마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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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민주화 시위/ "美, 무바라크 9월 대선 불출마 원해"

입력
2011.02.0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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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일단 '합법적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를 이집트 사태의 해법으로 굳힌 분위기다. AP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미국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9월 대선 불출마와 평화적 정권교체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전날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민주적 개혁을 위한 이집트 정부의 '질서있는 이행'(orderly transition)"을 촉구했었다.

그 동안 "무바라크를 독재자로 부르지 않겠다"(1월 27일 조 바이든 부통령 연설) "구체적 조치와 행동을 촉구한다"(1월 28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성명) 등 무바라크 체제 내에서 개혁을 바란다는 인상을 풍겨온 미국이 이렇게 바뀐 것은 물론 이집트 민중의 힘 때문이다.

나아가 미국이 이집트 사태에 직접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정황도 감지된다. 외신들은 1986~91년 주이집트 대사를 지낸 프랭크 위즈너가 이집트 주요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대변인도 "위즈너 전 대사가 현재 이집트에 머물고 있다"고 확인했다.

미국은 겉으로는 이 같은 속내를 부인하고 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누가 선거에 나설지는 미국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이집트 국민이 정할 사안"이라며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미국의 고민은 무바라크 대통령을 대체할 적임자가 마땅치 않다는 것. '포스트 무바라크' 시대는 불가피하나 반정부 세력 가운데 무바라크만큼 똑부러지게 미국을 대변해 줄 만한 인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범야권 대표로 인정받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미국에 비판적이고, 술레이만 부통령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구세력 이미지가 강하다. 게다가 이슬람 원리주의에 기반한 무슬림형제단의 집권은 미국으로서는 최악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에나 이집트 국민에게나 민주화의 열망을 담아낼 주도적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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