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들어 여야의 물리적 충돌로 파손된 국회 내 시설과 집기를 교체하거나 보수하는 데 8,943만원의 혈세가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는 또 2009년 초 폐쇄회로 카메라(CCTV)와 유리에 붙이는 방탄 필름 등 '폭력 방지 장치'를 설치하는 데 6억6,845만원을 썼다. 국회가 폭력 현장을 수습하고 폭력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투입한 '폭력의 비용'이 2008년 이후 최소 7억 5,788만원이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거액을 들인 폭력 방지 장치는 무용지물이었다.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관련 장치 설치 이후에도 미디어법 관련 충돌(2009년 7월)과 예산안 관련 충돌(2010년 12월)이 벌어져 국회가 5,528만원 상당의 물리적 피해를 입었다. 또 18대 국회 이후 국회 내 폭력 사태가 네 차례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여야가 몸 싸움을 한 번 할 때마다 평균 2,200만원의 혈세가 낭비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 해 12월7일 발생한 '예산안 충돌' 때의 피해액은 4,088만원으로역대 최고치였다. 여야 의원과 당직자, 보좌관들이 국회 본회의장과 로텐더홀에서 각종 집기로 바리케이드를 쌓고 육탄전을 벌인 탓에 의자와 탁자 등 물품 피해액이 2,768만원에 달했다. 여야 의원들이 격렬하게 맞붙었던 본회의장의 출입문과 유리 등 시설 피해액도 1,320만원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본회의장 내 태극기 깃대도 파손돼 100만원이 들었다.
이에 앞서 2009년 7월 미디어법 충돌 때는 한나라당이 잠근 본회의장 문과 창문을 민주당이 부수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창문 틀과 유리(320만원) 등을 비롯해 1,440만원 어치의 시설과 집기가 파손됐다. 같은 해 1월엔 쟁점법안 처리를 막으려는 민주당 의원들과 국회 경위들이 국회 로텐더홀에서 충돌해 1,435만원의 피해를 낳았다. 2008년 12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충돌 때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회의장 출입문(40만원)이 해머에 맞아 부서지는 등 1,98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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