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상태가 수술 이후에도 별다른 차도 없이 여전히 '위험한 시기'를 넘기고 있다.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유희석 병원장은 31일 오후 브리핑에서 "석 선장이 수술한 지 36시간이 지났으나 패혈증과 범발성 혈액응고이상(DIC) 증세는 큰 변화가 없다"면서 "아직 안심하기 이른 위험한 시기"라고 전했다. 유 원장은 이어 "혈액이 조직 내에서 파괴되는 DIC증상은 호전되지 않고 있고 약간의 폐부종(폐에 물이 고이는 현상)과 늑막삼출(폐 주변에 물이 고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팔과 다리, 복부 등 넓은 부위에 걸친 총상 때문에 회복이 더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행히 옆구리와 허벅지 등의 상처 조직은 완만하게 치유되는 중이다. 혈압(140/90㎜Hg)과 맥박(분당 90회), 체온(37.4도)도 정상인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의료진은 체온이 전날 38.3도에 비해 낮아진 것은 상처부위에서 고름을 제거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석 선장은 귀환할 당시와 같이 현재도 반(半) 혼수상태로 인공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다. 상처부위를 봉합하지 않고 그대로 노출한 상태라 극심한 통증이 밀려올 수 있다는 판단아래 의료진은 소량의 수면제를 계속 투여하고 있다. 음식과 물은 전혀 먹지 못하고 있다. 의료진은 입에 튜브를 꽂아 위로 보내는 대신 주사기를 이용해 영양제를 주입하고 있다. 다발성 외상환자는 식사조절에 실패할 경우 위 출혈 등의 추가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석 선장이 선천적으로 건강체질이라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의료진은 석 선장에 대해 "강골"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해적들에게 억류돼 잘 먹지도 못하며 스트레스를 받은데다 총상까지 입어 보통 사람 같으면 이미 생명이 다하는 상황에 도달했을 수 있었다. 석 선장은 현재 폐 기능을 제외한 나머지 내장 기능들이 정상에 가까운 수준이다. 의료진은 폐가 정상화되면 쾌유도 빠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 병원장은 "패혈증과 DIC 치료 뒤에는 단계적으로 정형외과 수술이 필요해 치료기간이 앞으로도 최소한 수개월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원=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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