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나으면 꼭 축구선수가 될 거에요." 뮤코다당증(MPS)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정상혁(9)군이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고맙고도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임대주택. 상혁이네 집을 찾은 강성식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사장은 임직원들이 내고장사랑카드 사용으로 적립한 기금 700만원과 함께 학용품과 옷 등을 전달했다. 상혁이는 손님들과 함께, 좋아하는 축구 그림을 그리며 연신 싱글벙글했다.
상혁이는 2007년 뼈마디가 구부러지는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가 뮤코다당증 진단을 받았다. 세포 내 소화기관인 리소좀에 물질분해 효소가 부족해서 생기는 병. 당이 분해되지 못하고 관절ㆍ조직에 들러붙어 지능장애와 각종 신체적 이상을 일으키는 무서운 질환이다. 장기가 비정상적으로 커지거나 뼈ㆍ얼굴형이 변형되고, 청각ㆍ시각ㆍ호흡기ㆍ관절 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상혁이도 손과 발이 굳어져 물건을 잘 집지 못하고, 뒤뚱거리며 걷게 되자 병원(삼성서울병원)에서 병의 진행을 늦추는 효소제 치료를 매주 받아야 했다. 그러나 경기 여주군 단칸방에 살던 상혁이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서울까지 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 LH는 사정을 듣고 2009년 12월 최저소득층을 위해 마련한 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렇게 LH와 상혁이의 인연이 시작됐다. 보금자리를 지원해 준 LH는 지난해 1월부터는 매주 수요일 상혁이에게 대학생 멘토 선생님을 보내 공부를 도왔고, 이번엔 내고장사랑카드를 통해 적립한 금액으로 상혁이의 치료비까지 지원해 줄 수 있게 됐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큰 도움이 될 거에요." 고마움을 더 표현하고 싶었지만, 어머니 정봉숙(44)씨는 목이 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LH는 무연고 장애아동 보육가정인 서울 평창동 임마누엘평창공동체에도 내고장사랑기금 600만원을 생계비와 교육지원비로 전달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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