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K-water) 창립 44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고위급 부서장이 배출됐다. 남성 중심 조직 문화가 뿌리깊은 공기업, 그 중에서도 이공계 인력이 많은 수자원공사에서 여성이 최고 직급인 1급 간부직의 역할을 맡게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수자원공사는 최근 인사에서 백경희(53ㆍ사진) 충청지역본부 수질관리팀장이 국제수돗물분석연구센터실장으로 승진했다고 31일 밝혔다. 백 실장은 1986년 수자원공사에 입사한 뒤 25년간 줄곧 수질관리ㆍ분석 업무를 담당해 관련 분야에서 가장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2008년에는 청주정수장이 미국 이외 국가로는 최초로 수질분야에서 ‘5-Star’ 인증을 받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하기도 했다.
특히 백 실장은 직급이 2급인데도, 통상 1급이 맡아온 실장직으로 파격 발탁됐다. 능력을 인정받으면 자기 직급보다 더 상위 직급의 자리를 수행하는 직급 파괴형 ‘직위 승진’ 인사다. 팀원도 업무능력이 있으면 곧바로 팀장에 임명될 수 있도록 직위 경쟁을 확대해 성과중심 인사 시스템을 정착시키자는 취지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자기 분야에서 최고 경력을 인정받아 온 백 실장이 국내 최대 수돗물 품질 연구센터의 책임자에 가장 적합한 인재라는 경영진 판단이 있어 전격적으로 고위직에 발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반대로 성과가 부족한 직원은 자기 직급보다 낮은 직위를 맡게 하거나, 아예 직위를 해제하는 식으로 철저히 성과 중심 조직문화를 정착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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