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던 소말리아 해적들이 최초 출항 전 15일 간 합숙훈련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해적들이 삼호주얼리호를 오래 전부터 표적으로 삼고 준비해온 것이라는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4월초 삼호주얼리호와 같은 선사소속인 삼호드림호가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됐다 217일만에 무려 900만~950만달러의 돈을 주고 풀려났다는 점에서 이 같은 추측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해적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31일 브리핑을 통해 이들이 합숙훈련을 한 뒤 지난해 12월 22일 출항했고 약 한 달 뒤인 이달 15일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다고 밝혔다. 생존해적 5명은 조사에서 납치 당시 총기류를 소지했고 소형보트와 사다리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사실도 인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석해균 선장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하려 했다는 핵심혐의(해상강도 살인미수)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이번 수사를 지휘하는 부산지검 정점식 2차장은 "현재 살인미수 혐의 입증이 중점조사 부분이며, 검찰 송치 후에도 이 부분을 중점 조사하겠으며 한국인 선원 7명에 대한 피해자 진술조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해경은 한국인 선원 7명은 2일 이후 한국에 입국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본격적인 피해자 조사는 설 연휴 이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해적 5명의 신상도 공개됐다. 석 선장에게 총을 쐈다고 자백했다 번복한 것으로 알려진 마호메드 아라이(Arai Mahomed․23)는 어부인 것으로 밝혀졌다. 압둘라 알리(Ali Abdullah․21)와 아부카드 애맨 알리(Ali Abukad-Aeman․24)는 전직군인이고 압둘라 세륨(Serum Abdullah․21)은 요리사였다. 가장 나이가 어린 아울 브랄렛(Brallat Aul․19)은 학생이었다
이들 중 2명은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도중 부상을 입었다. 30일 고신대 복음병원이 실시한 건강검진 결과에 따르면, 아라이는 왼쪽 손등에 찰과상을 입었고 세륨으로 오른쪽 어깨에 유탄이 박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아라이는 조사를 받던 중 통증을 호소해 오후 3시 30분께 고신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유치장으로 돌아갔다.
수사본부는 의사소견을 듣고 이들의 상태가 위중하지 않다고 판단, 예정대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나 인도적 차원에서 검찰과 협의하에 수술을 받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이들이 해적행위를 모의하게 된 계기, 납치 가담사항, 아라이의 석 선장 총격여부 등에 대해서 저녁까지 집중조사를 실시했다.
부산=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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