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m 트랙을 12바퀴 반 돌아야 하는 ‘중노동’ 레이스. 마지막 두 바퀴까지 선두 기록에 1초 이상 뒤졌으나 뒷심이라면 세계 최강인 이승훈(23ㆍ한국체대)은 끝내 이변을 허락하지 않았다.
지난해 밴쿠버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 금메달리스트 이승훈이 동계아시안게임 4관왕을 향한 첫 관문을 순조롭게 통과했다. 이승훈은 31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실내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7회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막판 스퍼트를 앞세워 6분25초55를 찍으며 금메달을 땄다. 동계아시안게임 사상 빙속 장거리에서 나온 한국의 첫 금메달이다.
6분25초55는 종전 아시아 기록인 6분26초38을 1초 가까이 앞당긴 신기록으로, 종전 기록 역시 이승훈이 지난해 1월 일본 오비히로에서 세운 것이다. 이승훈은 한국 기록인 6분14초67과 밴쿠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딸 때 세운 6분16초95에는 못 미쳤지만, 개최국 카자흐스탄의 강자 드미트리 바벤코(6분28초41)를 누르면서 어렵지 않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막판 두 바퀴를 남기고 무서운 스퍼트로 바벤코의 코를 납작하게 했다.
한국 선수단의 동계아시안게임 첫 4관왕을 노리는 이승훈은 2일 매스 스타트(집단 출발)에 이어 5일 1만m, 6일 팀 추월에 잇따라 출전한다.
이승훈에 앞서 여자부 유망주 김보름(19ㆍ정화여고)은 3,000m에서 4분10초54의 기록으로 ‘깜짝’ 은메달을 땄다. 김보름은 이 대회 전까지 개인 최고 기록이 4분24초37이었다.
‘효자종목’ 쇼트트랙은 남녀 1,500m에서 금ㆍ은메달을 휩쓸었다. 노진규(19ㆍ경기고)와 조해리(25ㆍ고양시청)가 금메달을 땄고, 엄천호(19ㆍ한국체대)와 박승희(19ㆍ경성고)는 은메달을 보탰다. 2003년 일본 아오모리 대회 이후 8년 만의 1,500m 남녀 동반 우승이자 여자 대표팀의 1,500m 4연패다.
김선주(26ㆍ경기도체육회)가 알파인 스키 여자부 활강에서 대표팀 첫 금메달을 신고하고, 정동현(23ㆍ한국체대)이 남자부 활강에서 동메달을 딴 한국은 금메달 4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로 카자흐스탄에 이어 2위를 달렸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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