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유혈시위 격화] 한국학교 휴교… 외교부, 여행자제 지역 지정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 사태에도 불구하고 현지 교민과 진출 기업들에게 아직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하지만 외교통상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집트로 가는 국내 항공편에 대한 내국인의 탑승자제를 요청하는 한편 이집트 전역을 여행 경보 2단계인 '여행 자제'지역으로 지정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1주에 3차례씩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를 경유해 카이로에 도착하는 항공편을 운행 중인데, 현지에 야간 통행금지가 발령된 점을 감안해 항공기의 야간 도착 시간을 평소보다 12시간씩 늦은 이튿날 오전으로 조정하고 있다.
이집트 주재 한국 대사관 측은 "비상연락망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큰 물적ㆍ인적 피해를 당한 교민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다만 사태가 더 나빠지면 교민들을 안전하게 철수시킬 수 있도록 준비를 해놓았다"고 밝혔다.
윤종곤 주 이집트 대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시위대 일부가 폭도화하고 있고 대형 할인매장이 약탈당하는 등 치안이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대사관 측은 또 한국 초등학생 40여 명이 다니는 카이로의 한국 학교에 대해서도 30일부터 1주일 동안 문을 닫도록 조치했다. 또 유혈 사태가 확산되면 필수 인원을 뺀 나머지 인원에게 귀국을 권고할 방침이다.
한편 이집트에는 1,000여 명의 교민이 있고, 현대ㆍ기아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GS건설, LS전선, 대우전자 등 총 17개 한국회사가 법인이나 본부, 지사를 두고 있다. 27일에는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이집트 정부와 고속철도 건설, 신도시 개발 등 분야에서 적극 협력키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KOTRA가 현지 바이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지만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기업들의 대 이집트 수출액은 22억4,000만 달러, 수입액은 9억3,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수출 비중 11.1%), 승용차, 합성수지, 무선전화기가 주요 수출품이고, 나프타, 천연가스 등을 주로 수입하고 있다. 다만 KOTRA는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현지의 소비 심리 위축으로 한국산 제품의 수입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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