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연맹(KBL)은 2009년 별도 드래프트를 신설하면서까지 혼혈선수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전태풍(KCC)이 초대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혔고, 지난해에는 문태종(36ㆍ전자랜드)이 1순위 영광을 안았다. 개인 기량은 기본인 대부분의 혼혈선수들은 소속팀에도 빠르게 적응,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출중한 실력은 물론 수려한 외모와 적극적인 팬 서비스까지 갖춘 이들은 프로농구의 새 흥행 요소를 넘어 코트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올시즌 외국인선수를 제외한 득점 1~3위는 문태영(LGㆍ22점)과 문태종(17.7점), 이승준(삼성ㆍ17점)까지 혼혈선수들이 점령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올스타전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3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올스타전. 매직팀(전자랜드, 삼성, KCC, SK, 인삼공사)이 드림팀(KT, 동부, LG, 모비스, 오리온스)을 108-102로 물리친 가운데 매직팀의 문태종이 23점(6리바운드 4어시스트)을 올렸다.
15점 4어시스트를 올린 매직팀의 김효범(28ㆍSK)이 기자단 투표 결과 66표 중 30표를 획득, 처음으로 최우수선수(MVPㆍ상금 300만원)로 뽑혔으나 문태종이 없었다면 승리도 없었다. '4쿼터의 사나이' 문태종은 4쿼터에만 11득점으로 폭발했다. 4쿼터 중반 투표를 마감한 KBL이 시한을 늦췄더라면 MVP의 주인은 달라졌을지 모른다. 문태종은 24표를 얻었다.
2009년 혼혈선수 드래프트 2순위 이승준은 2년 연속 MVP 수상은 좌절됐으나 29일 열린 루키 챌린지(1년차-2년차)에서 31점 15리바운드로 2년차팀의 107-95 승리를 이끌었다. 루키 챌린지 MVP로 선정된 이승준은 30일 덩크슛 콘테스트에서는 호쾌한 윈드밀(풍차) 덩크슛을 작렬, 2년 연속 덩크슛 왕좌에 올랐다. 3점슛 콘테스트는 동부 박지현의 우승.
한편 13분여를 뛰어 14년째 올스타전 '개근'을 기록한 매직팀 주희정(SK)은 3어시스트 1스틸을 추가, 통산 개수를 98어시스트(1위), 14스틸(2위)로 늘렸다. 1만1,557명의 관중 앞에서 한바탕 잔치를 벌인 프로농구는 휴식기를 거친 뒤 오는 3일 정규시즌 후반기에 돌입한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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