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문장 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자 이재랑(19ㆍ사진)군은 3년 전 고교를 2개월만 다니고 자퇴한 탈학교생이다. 남들 고교 다닐 때 진보신당 울산시당에 가입해 촛불 집회에 참석하고 청소년 인권 운동을 펼치며 남다른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뭣 모르는 청소년이 무슨 정치냐’는 어른들의 따가운 질책과 비웃음도 적지 않았을 텐데 대상 수상작 ‘청소년의 권리_우리 삶을 관망하는 당신께 씁니다’는 바로 어른들의 냉소적 시선에 대한 그의 답변이다. 청소년의 미숙함과 판단력 부족으로 청소년의 인권 보장이나 정치 참여가 시기상조라는 데 대해 그는 글에서 ‘누구나 자유를 획득하지 못하고서는 자유를 누릴 만큼의 성숙에 이루지 못한다’는 칸트의 말을 인용하며 “오히려 청소년의 성숙을 위해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젊은이들의 투표율이 낮은 것도 정치 무관심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책임지는 일에 낯설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중학교 때 독서모임을 통해 진보적 지식인들의 글을 읽으며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키운 이군은 탈학교 정보를 접하며 자연스럽게 학교를 나오게 됐다고 한다. 외아들인 이군은 “부모님과 매일 싸우다시피 했지만 이제 부모님들도 백 퍼센트 동의하지는 못하지만 아들의 인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검정고시를 본 뒤 성공회대 사회과학부에 합격해 입학을 앞두고 있는 이군은 “글쓰기는 내 생각을 표출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는 여러 사람과 부대끼며 느낀 점을 썼다면 이제는 학문적인 공부를 통해 소외된 사람, 약자, 소수자의 편에서 서서 올바르고 치열한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좋아하는 작가로는 언론인 홍세화씨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일본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太宰治)를 꼽았다.
청소년 시절을 마무리하면서 청소년문학상 대상의 영예까지 안은 이군은 “내 글을 읽어 준 데 감사한다”며 “좋은 세상을 위해 다른 사람들과 연대하며 살아야 한다는 지향점을 갖고 있는데 글로써 그런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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