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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시위대 1일 총파업 "무바라크 집무실까지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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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시위대 1일 총파업 "무바라크 집무실까지 행진"

입력
2011.01.3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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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31일(현지시간) 일주일째로 접어들면서 무바라크 정부와 시위대간 긴장감이 한층 날카로워지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내각 교체 등 이른바 '개혁 조치'를 앞세워 국면전환을 꾀하고 있으나 야권과 시위대는 1일부터 총파업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까지의 '백만인 행진'을 통해 무바라크 하야를 관철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따라서 시위는 다시 중대 기로를 맞게 됐고 언제든 유혈충돌이 재연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9월 예정된 이집트 대선을 "'차기 대통령'선출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 것은 무바라크 퇴진을 시사한 것일 수 있어 주목된다. 또 미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31일 "버락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미 끝났음을 알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31일 수 만여명의 시민들이 카이로 중심 타흐리르 광장에 모여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일주일째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대는 1일 대대적 총파업을 진행하고 무바라크 퇴진 때까지 광장을 사수할 것이라며 광장집결을 호소했다. 광장 곳곳에 배치된 군인들과 시위대 사이에 큰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지만 군 헬기가 상공을 선회해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고 CNN이 전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내각을 해산한지 이틀 만인 이날 새 내각을 구성했다고 이집트 국영 TV가 보도했다. 시위대로부터 사임을 요구받은 하비브 알 아들리 내무장관을 군 출신의 마흐무드 와그디로 바꿨고, 모하메드 탄타위 국방장관은 유임과 동시에 부총리를 겸임케 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30일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등 내각에 경제개혁 및 민주화 방안 마련을 지시하는 등 전반적 유화조치에도 착수했다.

그러나 최대 야당 무슬림형제단과 시위대 등은 이를 거부하고 정권타도 후의 과도정부 구성 방안을 논의 중이다. 영국 BBC는 시위 대표 그룹들이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과도정부의 책임자로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무슬림형제단도 여당 국민민주당을 배제한 거국정부의 구성을 엘바라데이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질서유지에 투입된 군부의 움직임이 초미의 관심사인데 영국 선데이 타임스는 "술레이만 부통령과 탄타위 국방장관이 무바라크의 권력이양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하면서 군부가 사실상 무바라크에 등을 돌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약탈, 방화가 계속되는 치안공백의 상태에서 진압 경찰이 30일부터 다시 투입됐고 통행금지도 오후 3시부터 오전 8시까지로 확대돼 대통령 집무실까지의 100만 행진 계획 등 향후 시위양상에 따라서는 유혈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최소 125명이 숨지고 1,000여명이 부상하는 등 사상자가 잇따르자 외국인들은 대탈출(엑소더스)에 나섰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31일 이집트의 국가 신용등급을 'Ba1'에서 'Ba2'로 한 단계 하향조정하고 신용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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