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당시 해적에게 총상을 입은 석해균(58) 선장의 회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귀환 직후인 30일 새벽 3시간에 걸친 수술을 통해 괴사조직과 고름이 제거되며 생명에 직결된 장기들이 더 이상 악화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의료진은 앞으로 2~3일이 ‘생사의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희석 아주대병원장은 30일 오후 4시30분 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전 0시15분부터 약 3시간 동안 패혈증과 DIC(범발성 혈액응고이상) 치료를 위해 탄환이 들어간 부분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농양과 괴사조직을 제거했고, 양 다리에 박혀있던 총알 2개를 빼냈다”고 밝혔다. 유 원장은 “수술 뒤 12시간이 지난 현재 괴사성 염증의 후유증으로 체온이 38.3도로 높고 인공호흡기도 부착하고 있지만 주요 장기의 기능은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의료진에 따르면 석 선장은 복부에 총상을 입어 간과 대장이 파열됐고, 오른쪽 무릎 위와 왼쪽 허벅지에도 총을 맞았다. 왼쪽 손목 부근은 뼈가 여러 조각으로 분쇄된 상태다. 전신에 총을 맞은 자국은 모두 6군데지만 지금까지 빼낸 총알은 4발이다. 이 중 간과 대장 파열에 대해서는 앞서 오만의 병원에서 개복수술이 이뤄졌다. 이날 아주대병원은 수술을 통해 오른쪽 옆구리와 허벅지 등에서 고름과 괴사조직을 제거하는 한편, 왼쪽 손목 부근에 있던 이물질들을 제거했다. 다행히 수술 뒤 혈소판 수치(정상치 15만~40만)가 5만에서 10만 정도로 상승했고, 패혈증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폐와 심장에 물이 차는 늑막삼출과 심낭삼출도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있다.
유 원장은 “상태가 안정적이긴 하지만 아직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낙관하기는 이르다”며 “향후 2~3일이 고비다. 오늘내일 사이에 폐렴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만에서 받은 장기 수술에 대해서는 “(생명을 구하는데) 적절한 수술이었다”고 평가했다.
의료진은 골절수술에 대해서는 아직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새벽 수술 돌입 전에는 골절된 뼈에 대한 처치도 고려했지만 막판에 시행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환자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골절수술은 석 선장의 쾌유가 빠를 경우 곧 실시될 수도 있지만 차도가 없을 경우에는 차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유 원장은 “앞으로 2~3일 내 추가로 수술할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며 “생명을 구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수원=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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