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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제2의 튀니지' 될 수 있을까…빈곤층 많고 美태도 아직 어정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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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제2의 튀니지' 될 수 있을까…빈곤층 많고 美태도 아직 어정쩡

입력
2011.01.28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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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는 '제2의 튀니지 혁명'을 쟁취할 수 있을 것인가.

이집트 전역이 연일 반정부 시위로 들끓으면서 튀니지에 이어 민주화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이집트 혁명의 성공 여부는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의 30년 장기 독재를 끝내는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민주화의 열기를 아랍권 전체로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일단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이집트의 상황이 튀니지 혁명과 닮아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집트와 튀니지는 각각 30년, 24년이라는 기나긴 압제에 시달려 왔다. 국민의 분노를 폭발케 한 직접적 원인이 물가 폭등과 높은 실업률이라는 것도 유사하다.

게다가 이집트는 최근 시위확산에 맹활약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접근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BBC 방송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가 시위대를 결집하는 핵심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가령 '4월6일 운동'과 같은 반정부 단체는 파업 노동자 지원을 위해 결성됐으나,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SNS를 통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시민들의 집회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정부가 시위 이틀째부터 SNS 접속을 차단했다지만 조직화한 온라인 시위대를 완전봉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외형적 시위확산에도 불구, 혁명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쪽에도 무게가 실려있다. 외신들은 우선 미국의 어정쩡한 태도를 그 이유 중 하나로 꼽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유투브와의 인터뷰에서 "이집트의 정치ㆍ경제개혁이 필요하다"면서도 "무바라크 대통령은 미국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집트는 수십년 동안 미국의 중동평화 전략을 떠받치는 든든한 우군이었다. 미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위키리크스를 인용해 보도한 미 국무부 외교전문을 보면 미국이 무바라크를 얼마나 감쌌는지 알 수 있다. 2009년 당시 마가렛 스코비 주이집트 미 대사는 본국에 보낸 보고서에서 "무바라크는 이란과의 분쟁에서 미국 편을 들었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을 중재했으며, 이라크 신생 정부를 지지했다"고 묘사했다. 한 마디로 무바라크는 미국에 쓸만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집트의 극심한 빈부격차와 낮은 교육수준도 걸림돌이다. 이집트는 튀니지(3.8%)와 비교할 때 최저 생계유지도 안 되는 국민이 전체의 20%에 달한다. CNN은 "시위를 주도한 학생, 직장인 등과 달리 먹고 살기에 급급한 빈곤층 다수는 시위에 참여조차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래로부터의 진정한 혁명을 위한 계층간 연대는 미흡하다는 얘기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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