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대통령 넬슨 만델라(93)가 수도 요하네스버그의 한 병원에 26일부터 이틀간 입원한 것과 관련,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의 측근은 단순한 건강검진이라고 해명하고, 병원 측은 28일(현지시간) 퇴원했다고 밝혔지만 워낙 고령이라 만델라의 건강에 심각한 이상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BBC 인터넷판이 이날 보도했다.
넬슨 만델라 재단은 만델라 전 대통령이 요하네스버그 소재 밀파크 병원에 입원한 소식을 전하면서 "정기 건강검진일 뿐 건강과 관련된 위험은 없다. 상태도 좋다"고 설명했다.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도 "만델라는 편안한 상태"라며 지나친 관심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만델라 전 대통령이 입원했던 병원과 요하네스버그 외곽 자택에는 세계의 주요 언론사 취재진이 모여들었다. 남아공 대다수 언론들은 실시간으로 그의 건강에 대한 속보를 전하고 있다. 언론의 지나친 관심을 우려한 보안당국은 취재진의 병원 접근을 차단했다. 하지만 중국의 한 언론사 기자 3명이 카메라를 숨긴 채 병원에 잠입했다가 쫓겨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당국의 해명에도 취재진이 몰리는 데는 만델라 전 대통령의 심각했던 과거 병력도 한몫했다. 그는 1988년 폐결핵으로 수술을 받았고, 2001년에는 전립선 암이 발견되기도 했다. 여기에다 지난해 7월 남아공 월드컵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는 것도 여러 추측을 더해주고 있다. 심지어 27일 만델라 전 대통령의 전 부인 위니 마디키젤라 만델라 여사가 눈물을 흘리며 병원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이날 만델라 대통령을 실은 앰뷸런스가 병원을 떠나 그의 자택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위중설은 해프닝으로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1918년 템부족 족장의 아들로 태어난 만델라 전 대통령은 1944년 ANC청년연맹을 창설, 당시 백인 지배하에 이뤄진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하면서 27년간 옥고를 치러 세계인권운동의 상징적 존재가 됐다. 1994년 5월 남아공 최초의 흑인 참여 자유총선거에 따라 대통령에 선출됐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