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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보이지 않는' 회고록 쓰는 워커, 누나와 금기의 선을 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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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보이지 않는' 회고록 쓰는 워커, 누나와 금기의 선을 넘고…

입력
2011.01.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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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 지음ㆍ이종인 옮김

열린책들 발행ㆍ336쪽ㆍ1만800원

도회적 감수성과 기발한 이야기 전개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폴 오스터(64)의 신작 소설이 번역됐다. <보이지 않는> 은 2009년 미국에서 나온 그의 열다섯 번째 소설.

오스터 특유의 독특한 구성은 이번에도 어김없다. 이야기의 큰 줄기는 2007년 예순 살을 맞은 주인공 애덤 워커가 베트남전쟁 당시인 1967년에 겪었던 일을 회고하는 것인데 젊은 날의 내밀한 욕망과 상처를 액자소설과 다양한 시점의 다층적 서술을 활용해 풀어 간다.

워커는 회고록 집필 과정에서 기억의 무의식적 장벽에 부딪혀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자 친구인 소설가 짐을 찾아가는데 짐은 67년 봄 여름 가을의 일을 각각 1인칭, 2인칭, 3인칭으로 쓰도록 권한다. 소설 1부는 바로 워커의 회고록 봄 편이며 2, 3부는 2007년 짐의 시점에서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워커의 모습이 그려지며 회고록 여름과 가을 편도 액자소설 형태로 내장돼 있다.

회고록의 내용은 시인의 꿈을 가진 스무 살의 워커가 컬럼비아대 방문교수로 온 프랑스인 루돌프 보른을 만나 겪은 사건들과 심리적 변화. "전쟁은 인간의 영혼을 가장 순수하고 생생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보른은 워커에게 기이한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악마적 인물이다. 특히 여름 편에선 워커가 누나 그윈과 함께 살면서 금기의 선을 넘는 사건이 다뤄지는데 2007년 시점에서 그윈은 이를 워커의 환상이라며 부정한다. 기억 속 내밀한 욕망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진실과 환상의 모호한 경계에 걸친다. 오스터가 최근작에서 소설의 형식 실험에 치중했던 데 반해 이번 작품에서는 스토리텔러로서의 진면목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평가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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