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해외 언론 매체들과 종종 인터뷰를 갖는 배경과 의도를 놓고 여러 갈래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 체류 중인 김정남은 최근 중국 남부의 한 도시에서 일본 도쿄신문(28일자 보도)과 가진 인터뷰에서 "아버지도 세습에 반대였지만 국가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는 등 동생 김정은으로의 3대 권력세습에 대해 미묘한 언급을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9일 일본 아사히TV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북한의 3대 세습을 반대하지만 동생이 필요하다면 해외에서 도울 것"이라며 이번과 비슷한 취지로 말했다. 김정남은 2009년 4월 마카오에서 캐주얼 차림으로 일본 TBS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가 후계자라면 이런 옷차림을 하고 있겠느냐"고 반문해 후계자 경쟁에서 밀려났음을 시사한 바 있다.
과거 발언과 이번 인터뷰 내용을 비교해보면 권력 세습에 대한 비판 수위가 다소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방랑자 신세인 김정남이 김 위원장에 반기를 들고 후계구도를 뒤집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켜 반사적 이득을 얻으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김정남은 "동생에게 도전하거나 비판하려는 게 아니다"며 애써 경계선을 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김정은은 북한에 여전히 자신의 지분이 있음을 강조하면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제사회로부터 주의를 환기시켜 동생 김정은과 그의 추종세력들로부터 자신의 신변을 보장받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아울러 북한에서 김정남의 영향력이 살아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언급들도 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국제사회와 북한에서 자신의 존재가 잊혀지지 않도록 가끔 이런 식으로 언론에 노출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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