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27 재보선의 판이 커지자 여야의 긴장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특히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지도부의 명운이 갈릴 가능성이 커 여야가 총력전에 나설 태세다. 2012년 총선과 대선 전초전이라는 의미도 부각되고 있다. ‘빅매치’가 이뤄질지, 야권 연대가 성사될지 여부 등도 중요 변수이자 관전포인트다.
여야 대표 운명 달려
재보선 결과는 여야 지도부의 거취와 직결될 것이라는 관측에 이견이 없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경우 선거 승리를 일궈낸다면 약해진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다. 반대로 패배한다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게도 재보선이 정치적 전기가 될 가능성이 많다. 승리한다면 당 대표로서의 위상 강화는 물론 야권의 차기 대선후보로도 높은 점수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패배할 경우에는 대표로서의 입지가 약해지는 것은 물론 ‘손학규 대통령후보론’에 대한 회의론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여야 지도부의 거취를 가를 승부처는 우선적으로 강원도지사 선거가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나라당이 승리한다면 6ㆍ2 지방선거 패배 이후 탈환의 의미가 크고, 민주당이 이긴다면 인물난 속에서의 수성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서울 강남을과 서울 노원갑이 국회의원 재보선 실시 지역으로 추가된다면 ‘수도권 승부’의 결과가 상당한 파장을 낳게 된다. 당 지도부의 거취뿐 아니라 내년 총선을 앞둔 정가 분위기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된다. 특히 ‘중립 지대’로 알려진 노원갑 지역을 어느 쪽이 가져 가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빅매치 성사될까
경남 김해을과 경기 성남 분당을에서 거물급 인사끼리 대결하는 이른바 ‘빅매치’가 성사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김해을의 경우 한나라당에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 카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핵심 당직자는 28일 “경쟁력 면에서 김 전 지사 정도의 위력을 갖춘 인물을 찾기 어렵지만 아직 김 전 지사가 고사하고 있어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도 필승 카드로 문재인 전 청와대비서실장을 거론하고 있으나 역시 본인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성사 가능성은 좀 더 두고 봐야 하지만 만약 두 사람의 대결이 이뤄진다면 김해 선거는 전국적 관심을 끄는 승부가 될 것이다.
분당을에선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가 적극 뛰고 있다. 최근 정운찬 전 총리 투입설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가능성은 낮지만 민주당에서 손학규 대표의 출마설이 현실화한다면 최대 빅매치가 될 수 있다.
야권 연대 될까
야권 연대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에도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협력 가능성을 1차적으로 검증 받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핵심은 김해을 선거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데는 원칙적으로 공감하면서도 후보 선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참여당은 김해에서 3월 전당대회를 갖고 유시민 대표 체제를 출범시켜 김해을에서 당선자를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민주당은 “무조건적인 양보는 안 되며 당선 가능성을 봐야 한다”고 선을 긋고 있다.
특히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서갑원 전 의원의 퇴장 등으로 위기를 맞은 친노그룹이 이번 선거를 통해 세 결집에 적극 나설 경우 야권 연대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야권 친노 단일후보를 무소속으로 내자는 의견도 나온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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