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바꿔놓은 패션
눈과 한파가 겨울패션까지 바꿔 놓고 있다.
많은 눈이 내리고 녹는 것이 반복되면서 질퍽거리는 거리가 늘자 레인부츠는 장마철보다 더 잘 팔리고 있다. 슬림이 생명인 스키니진도 얇은 양털이나 폴라폴리스 등이 직물 내피에 붙어 있는 도톰한 겨울용 원단 기모[起毛]가 점령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레인부츠는 올 겨울 온라인쇼핑몰에서 작년 장마철보다 배 이상 많이 팔렸다.
레인부츠 매출은 현대백화점의 경우 이달 1~25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해 81% 증가했고, 신세계백화점도 올 겨울 레인부츠 매출이 지난해 여름 장마철(7월2일~8월1일)보다 배 이상 늘었다.
여성들이 겨울에 주로 신는 가죽부츠와 양털부츠가 눈 내리는 날 물기에 닿아 색깔이 변하거나 딱딱하게 굳는 단점이 있고, 폭설과 한파가 이어지면서 방수와 보온 기능을 함께 갖춘 레인부츠의 판매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부터 남성청바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기모 패션은 올해 스키니진과 여성용 타이츠, 스타킹 등 몸매라인이 강조되는 영역까지 확대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부드러운 촉감에 가볍고 두께도 얇아 멋과 따뜻함을 동시에 얻을 수 있어 20, 30대에게 특히 그렇다.
G마켓 등에 따르면 1월초 2주간(1일~14일) 기모 스타킹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50%가량 증가했다. 한겨울에도 미니스커트를 고수하는 여성들이 많은 데다, 내복 하의를 기피하는 여성들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설을 앞두고 보온성이 강화된 다양한 한복 상품들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옥션에서 안감으로 토끼털, 누빔 소재를 사용한 털배자와 누빔 마고자 등은 최근 일주일간(18~24일) 전년 설날 전 대비 2배 가량 증가했다.
임준현 옥션 한복카테고리 매니저는 "예년에는 화려한 색상에 개성 있는 디자인을 찾는 이들이 많았지만 올해는 방한용 한복상품들을 찾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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