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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게 섰거라" 소니가 작심하고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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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게 섰거라" 소니가 작심하고 쏜다

입력
2011.01.2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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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폰에 게임 연내 개방구글과 손잡고 애플 견제 포석

'애플, 게 섯거라.' 소니가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봉쇄하기 위해 가정용 게임기(콘솔) 및 휴대용 게임기용 게임들을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및 안드로이드 태블릿PC에 전격 개방하는 파격 조치를 취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는 27일 일본 도쿄, 영국 런던,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 3개 지역에서 동시 발표회를 갖고 자사의 가정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PS)2와 PS3와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 게임들을 구글 안드로이드 운용체제(OS)가 탑재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내려 받을 수 있도록 연내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갖고 있으면 수만 종에 이르는 소니의 각종 게임들을 인터넷에서 유ㆍ무료로 내려 받아 즐길 수 있다. 소니가 2000년에 내놓은 PS2는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약 1억5,000만대가 팔려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게임기이며, 후속작인 PS3는 3,700만대, 휴대용 게임기PSP는 약 6,200만대가 팔렸다.

소니 게임기용 게임을 안드로이드폰에서 즐긴다

이를 위해 소니는 구글의 온라인 소프트웨어 장터인 안드로이드마켓에 게임 판매를 위한 플레이스테이션스토어인 플레이스테이션슈트를 연내 개설하고, 게임 개발도구도 제공하기로 했다. 이 개발도구를 이용하면 게임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폰용 게임까지 개발할 수 있다.

대신 게임기용으로 제작된 소니의 게임들을 이용하려면 스마트폰이 게임기 못지 않은 성능을 발휘해야 한다. 따라서 소니는 별도 인증 규격을 만들어 자사의 게임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 지를 인증해 줄 방침이다. 즉, 소니의 인증을 거친 스마트폰은 휴대용 게임기 못지 않은 성능을 발휘한다는 뜻이다.

소니의 이번 조치는 주 수익원을 공개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파격적이다. 소니는 전세계 전자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영화, 게임 등 콘텐츠를 소유하며 직접 생산하는 업체다. 따라서 단순 기기만 판매하는 다른 전자업체와 달리 소니는 기기 판매 이상의 수익을 콘텐츠로 벌어들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조치는 소니의 PS3와 PSP 게임 판매 매출을 갉아먹을 수 있는 극약 처방이다. 대신 소니의 게임들이 판매 창구를 넓힐 수 있는 반대 효과도 있다. 지금까지 소니는 게임 판매를 게임기 소유자들에게만 의존했으나 앞으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판매할 수 있어 시장이 넓어지는 셈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견제 목적

소니가 이처럼 파격적인 조치를 취한 것은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견제가 목적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애플의 온라인 장터인 앱스토어에 차고 넘치는 각종 게임들이다. 반면 구글의 안드로이드마켓은 이용자를 사로잡는 매력적인 콘텐츠인 게임이 애플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만큼 소니의 전격 게임 개방은 안드로이드 진영으로서는 애플을 견제할 수 있는 커다란 무기를 얻는 셈이다. 당장 구글 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OS를 스마트폰에 탑재해 판매하는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모토로라 등 국내외 업체들도 든든한 우군을 얻는 셈이다. 국내 휴대폰 업체 관계자는 "소니의 게임기용 게임 중에는 수백 만 장 이상 팔리는 유명한 게임들이 많아서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라며 "안드로이드폰 업체들에게도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와 PSP폰도 출시 예정

문제는 당장 소니의 휴대용 게임기 PSP 판매의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소니는 이를 가벼운 게임은 구글 안드로이드폰, 고사양의 게임은 PSP로 제공한다는 이원화 전략을 펴기로 했다. 이를 위해 SCE는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인 NGP를 연말에 내놓기로 했다. NPG는 5인치 유기EL화면과 고정형 무선인터넷(와이파이) 및 3세대 이동통신 접속 기능을 갖고 있어 이용자들끼리 온라인 게임 대결을 벌일 수 있다.

또 소니에릭슨에서는 게임 기능을 지닌 스마트폰 PSP폰이 다음달에 출시된다. PSP폰은 말 그대로 휴대용 게임기 PSP와 스마트폰을 결합한 폰이다. 그래서 스마트폰의 화면을 밀어 올리면 게임용 십자 조종키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소니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봉쇄하기 위해 구글과 손잡고 스마트TV를 개발하는데 이어 이번 SCE의 게임 공유라는 파격적 조치, 소니에릭슨의 PSP폰 출시까지 그룹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이번 소니의 조치가 향후 안드로이드폰 및 아이폰 판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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