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거부감을 느끼는, 스스로를 넓은 의미에서 진보의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스타다. 책을 내는 족족 베스트셀러가 된다. 지난해 말 글로벌 금융자본의 작동원리에 대해 쓴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부키 발행)도 80여일 만에 35만부를 돌파했다. 그러나 학계에서 그의 진보성은 종종 의심의 대상이 된다. 그들이>
김기원 방송통신대 경제학과 교수가 26일 창비 웹진에 '장하준 논리의 비판적 해부'라는 글을 실었다. 김 교수는 27일 "내키지 않은 글이었다. 인간관계 망치는 걸 각오하고 썼다"며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에 대해 하도 많이 얘기해서 논리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들이>
장 교수에 대한 김 교수의 비판 요지는 "재벌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극단적 주주배척론"으로 요약된다. 김 교수는 "장 교수는 주주 특히 소액주주는 배당의 극대화 등 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구만 한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은 주주자본주의가 아니라 총수자본주의 사회다. 민족주의 감정을 악용해 재벌총수 문제를 덮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런 논점은 장 교수에게 "한국 사회 특유의 개혁 과제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진단과 맥이 통한다. "장 교수는 복지 확대를 주장하는 점에서 진보파지만 재벌이 정계 관계 언론계를 오염시키는 현실을 주목하지 않는다"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장 교수가 바라는 복지사회를 위해서도 진보만이 아니라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장 교수가 "이념에 사로잡혀 자료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장 교수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에서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의 소득성장률, GM의 파산을 주주자본주의 상관관계 등을 해석하는 과정에 "논리를 현실에 덮어씌우"는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출판사 부키 관계자는 "김 교수의 주장은 통계 자료를 잘못 해석한 데서 비롯된 오류"라며 "창비 측에 문제제기를 했고, 창비도 부분적으로 인정하고 수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들이>
유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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