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물류기업인 대한통운 매각 작업이 다음달부터 본격화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최근 채권 금융회사들로부터 지분 매각 동의서를 받은 결과, 전체의 75% 이상이 대한통운 매각에 동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과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설 연휴 직후 매각 주간사를 선정한 뒤, 2~4주일 가량 소요되는 매도자 실사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또 실사가 마무리되면 3월중 매각 공고를 내거나 인수 대상자를 상대로 투자제안서(IM)를 발송하며, 이르면 4월쯤 우선 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6월까지는 매각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분 매각규모 등 세부 계획은 주간사를 선정한 뒤 정하기로 했다. 주간사로는 산업은행 인수ㆍ합병(M&A)실과 함께 외부업체 1, 2곳이 선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매각 지분은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이 보유한 지분(전체 지분의 47.9%)의 대부분으로, 총 지분의 최소 35% 이상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채권단 움직임과 함께 포스코, CJ그룹, 롯데그룹 등 국내 대기업들이 잇따라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대한통운 인수전은 초기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제철산업에서는 물류비가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여서 물류회사에 관심이 있다"며 대한통운 인수 의사를 밝힌 상태이며, CJ그룹도 2008년 대한통운 매각 당시에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이들 이외에도 정식 매각 공고가 나면 추가로 관심을 표명할 기업이 나타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들이 대한통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매각 작업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다만 가격은 문제"라고 말했다. 대한통운 주가는 지난달 말 M&A 이슈가 제기되면서 급등했으나, 이날 증시에서는 11만5,000원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당시 가격(17만1,000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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