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미국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강조한 지 하루도 안돼 의회에서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26일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에서 이어마크(의원들의 지역구 선심성 예산)가 포함된 정부 지출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한데 대해 "의회의 고유권한을 빼앗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재정적자 축소와 이어마크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오로지 쇼에 불과하다"고 독설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절대 양보불가를 천명한 건강보험법에 대해서도 "공화당의 법안철회 안건상정 여부를 묻는 투표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리드 대표는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지원이 없었다면 생환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몰염치하다는 비난이 나온다.
공화당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혁신'을 위한 정부지출을 비난하고 나섰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의 '5년 간 국내 예산 동결' 조치를 "전적으로 부적절하다"며 감축을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문이 연설시작 거의 2시간 전에 한 주간지에 유출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주간지 '내셔널 저널은 25일 저녁 7시14분 연설문 전문을 입수, 웹사이트에 공개했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직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에게 "모두 알아버렸으니 연설할 필요가 없겠네"라고 푸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27일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한국, 중국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일본을 단 한 차례도 거론하지 않았다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일본은 평가할만한 점이 부족해 인상이 희박해졌다"고 풀이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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