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처럼 늘어선 아파트에 점령 당한 한강변을 시민의 공간으로 바꾸는 계획이 구체화됐다. 아파트 단지 일부를 공원 등으로 활용하고, 대신 재개발 시 용적률 상향 혜택을 줘 한강변의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26일 여의도ㆍ이촌ㆍ합정 전략정비구역 개발 밑그림을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여의도는 글로벌금융중심지, 이촌은 남북녹지축 연결고리, 합정은 역사ㆍ예술심지로 개발된다. 이번 조치는 시가 2009년 1월 발표한'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에 따른 후속 조치로, 5개 전략정비구역 중 성수지구는 이미 정비구역 지정을 완료했고 압구정지구는 지구단위계획 수립 중이다.
여의도 구역(61만4,301㎡)은 주거ㆍ교육ㆍ문화 환경을 갖춘 글로벌 금융타운으로 개발한다. 토지와 시설비용 등 재원 40% 이상을 기부채납으로 조달한다. 주거복합용지에는 최고 50층까지 빌딩을 지울 수 있고, 비주거복합용지의 상한용적률은 800%로 결정됐다. 한강변에는 공연ㆍ전시 시설을 갖춘 4층 높이의 '아레나 시티'를 짓는다. 금융타운과 한강을 입체보행 체계로 연결,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교통난 해소를 위해 지하 경전철(은평구 새절∼여의도∼장승배기 12.1㎞)과 지상트램(여의도공원∼용산국제업무지구 7.2㎞)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촌 구역은 북한산∼세운녹지축∼남산∼한강∼국립현충원∼관악산을 잇는 남북녹지축과 한강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개발된다. 녹지와 강이 만나는 곳에 폭 250m의 통경축이 조성되고, 산책공원인 '프롬나드 파크'가 만들어진다. 신동아아파트ㆍ온누리교회 등을 포함한 서빙고 역세권은 창의적 건축물을 세울 수 있는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합정 구역은 절두산성지ㆍ양화진 묘지공원의 역사성과 홍대 앞 거리의 예술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개발된다. 당인리발전소는 공원으로 조성한다. 또 합정역 역세권 일부를 준주거지역으로 상향 통합개발하고 상수역 역세권은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정비사업 때 아파트 건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아파트 일변도로 사유화된 한강변을 시민 모두의 공간으로 돌려드리고 세계적 수변도시로 재탄생 시키기 위한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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