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 퇴치를 위해서는 해적들의 활동을 배후 조종하는 부족장 12명을 우선적으로 체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소말리아 해적 담당 고문(특사)인 자크 랑 전 프랑스 외무장관은 "해적들에게 공격 명령을 내리는 세력을 제어해야 한다"며 12명의 소말리아 부족장을 배후로 지목했다.
그는 전날 소말리아 해적에 대한 추가 대응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하면서 "지금까지 이런 범죄를 계획하는 배후 조종자를 척결하려는 최선의 방안이 취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랑 특사는 부족장들의 세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름을 알고 있다"며 보다 개선된 국제치안 및 정보수집 활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엔이 직접 이들을 제재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보고서는 해적들이 불법으로 벌어들인 돈을 해외 호텔이나 다른 사업체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세탁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해당 사업체에 대한 자금 추적도 이뤄져야 한다고 적시했다. 또 소말리아 해역에서 활동 중인 다국적 해군 병력이 좀 더 해적 본거지에 가까운 곳에서 순찰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소말리아 젊은이들이 해적에 가담하지 않도록 경제적 유인책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소말리아 해적에 구금돼 있는 선박과 선원은 각각 26척, 612명에 달한다. 25일에도 독일 화물선 벨루가노미네이션호가 아프리카 세이셸 공화국으로부터 북쪽으로 800㎞ 떨어진 인도양 해상에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돼 선원 13명이 억류됐다.
이날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소말리아 해적들의 자산 추적 방안을 논의할 접촉그룹 회담이 3월1일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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