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질환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고장나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이물질이 아닌 우리 몸을 공격하는 질환이다. 류마티스관절염과 강직성척추염, 크론병, 건선 등이 대표적인 병이다.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종양괴사인자(TNF-알파) 등과 같은 사이토카인(세포간 신호전달물질)이 몸 속에서 과다하게 생성돼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TNF-알파가 몸 안에서 날뛰지 못하도록 이와 결합하는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됐다. 이 제제를 질환 초기부터 사용하면 완치에 가까운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다.
화이자가 내놓은 ‘엔브렐(사진·성분명 에타너셉트)’은 1998년 류마티스관절염을 치료하는 생물학적 제제로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는 2003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인을 받아 출시됐다.
엔브렐은 생물학적 제제로는 유일하게 혈액 속에 떠돌아다니는 TNF-알파를 차단한다. TNF-알파는 세포막에 있는 TNF 수용체와 결합해 염증을 일으키는 데, 이 때 혈액 속에 있는 TNF 수용체와 아주 유사한 형태로 만들어진 엔브렐은 TNF-알파와 먼저 결합해 염증이 생기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다.
엔브렐은 기존 약물로 치료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중증 환자에게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장기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류마티스관절염뿐만 아니라 소아기 특발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건선성 관절염, 건선 치료제로도 승인을 받아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어린이에게도 투여할 수 있도록 보험인정을 받았다. 주 1회, 1회 50mg을 피하 주사하거나 주 2회, 1회 25mg을 피하 주사한다.
엔브렐이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다른 생물학적 제제와는 달리 반감기가 짧아 체내에서 신속히 없어진다는 점.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COMET, TEMPO연구)결과, 메소트렉세이트 (MTX)를 단독으로 사용한 환자보다 엔브렐과 MTX를 병용 투여한 환자가 더 좋은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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