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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부쩍 잦아진 소화불량 혹시… 한파에 위장도 움츠린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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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부쩍 잦아진 소화불량 혹시… 한파에 위장도 움츠린거예요

입력
2011.01.2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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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35ㆍ여)씨는 밥을 먹으면 체한 것처럼 소화가 잘 안 되고 더부룩한 느낌이 자주 들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특별히 과식하거나 음식을 잘못 먹지도 않았는데 왜 그런가 싶어 의아해하다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돼 병원을 찾았다. 검진 결과, 최근 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 운동량이 부족해지다 보니 소화불량이 생겼다는 얘기를 들었다.

12~1월 소화불량 환자 크게 늘어나

소화불량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9년 소화불량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사람은 55만5,000명. 이는 2005년 48만4,000명보다 7만1,000명이 늘어난 것으로, 연평균 3.5%씩 증가한 셈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한 가지 눈에 띈다. 일년 중 소화불량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가장 많은 시기가 12~1월, 즉 한겨울이라는 것이다. 최근 5년간 월별 평균 진료 인원을 분석한 결과, 12월과 1월의 환자 수가 평균 5만9,000명으로 다른 달의 평균 5만2,000여 명에 비해 훨씬 많았다. 한파가 이어지는 요즘에는 소화불량 환자가 부쩍 늘었다.

겨울철에 소화불량 환자가 늘어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둔해지면서 각 장기의 기능도 덩달아 약해지기 때문이다. 민영일 소화기질환 전문 비에비스나무병원 원장은 “특히 하루 종일 과도한 추위에 노출됐다면 일시적으로 위장기능이 저하돼 소화불량과 식욕감퇴, 위장장애, 변비,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낮은 온도가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줘 이 같은 이상 증상을 불러오는 것이다.

차가운 공기에 복부가 장시간 노출돼 열을 빼앗기면, 소화기관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소화가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평소 소화를 잘하는 사람이라면 추위에 어느 정도 노출되더라도 몸이 곧바로 적응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오랫동안 추위에 노출된 뒤 음식을 먹으면 위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평소에 소화기관의 기능이 약하다 싶으면 몸을 충분히 녹인 뒤 음식을 천천히 먹고, 가급적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급격한 온도차 피하고 활동량 늘려야

겨울철에 급격한 실내외 온도차가 소화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뇌 중심부 시상하부에는 온도를 조절하는 중추가 있다. 이는 외부의 기온이 높건 낮건 관계없이 그에 맞춰 혈관을 확장하거나 수축함으로써 체온을 36.5도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실내외 온도차가 지나치게 커지면 인체의 온도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음식을 특별히 잘못 먹지도 않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소화가 안 되고 배가 아프면서 설사 증상이 나타나면 실내외 온도차를 줄이는 것이 좋다. 밖에 있다가 실내로 들어왔을 때 춥다고 곧바로 전열기구 가까이에서 몸을 녹이지 말고, 체온을 천천히 올리도록 한다.

추위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해 소화를 방해하기도 한다. 추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해 위장으로 들어가는 혈류가 줄어들고 위의 활동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소화효소 분비도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날에는 되도록 옷을 따뜻이 입어 추위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김재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위나 대장 같은 장기의 운동을 조절하는 우리 몸의 자율신경은 특히 온도 변화에 민감하다”며 “겨울에 유독 소화불량 증세가 자주 생기면 되도록 급격한 온도차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겨울철에 외출을 삼가면서 활동량이 많이 줄어들어 위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수도 있다. 위장운동은 섭취한 음식의 종류와 식사시간은 물론이고 활동량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식사를 마치고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 있으면 위장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식사한 뒤 곧바로 과도한 활동을 하는 것도 금물이다. 식사 후에 운동을 과도하게 하면 팔다리 근육에 전달되는 혈액량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위장으로 향하는 혈액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위장운동을 활성화하려면 식사 후 20~30분 정도 쉬고, 산책 등 가벼운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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