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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의료를 달린다] 삼성서울병원 <4> 내비게이션ㆍ로봇수술로 정확도 높이는 '인공관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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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의료를 달린다] 삼성서울병원 <4> 내비게이션ㆍ로봇수술로 정확도 높이는 '인공관절센터'

입력
2011.01.2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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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45)씨는 얼마 전부터 잠자리에서 일어나려면 갑자기 오른쪽 샅이 아프면서 걷기도 힘들어 집 근처 정형외과를 찾았다. 의사는 X선 사진을 찍어보더니 우측 골반과 허벅지를 연결하는 엉덩이관절 부위 대퇴골두에 무혈성 괴사가 의심된다며 큰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권했다. 깜짝 놀란 이씨는 삼성서울병원 인공관절센터로 달려갔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오른쪽 다리 대퇴골 머리 부분의 뼈가 함몰되고 괴사도 발견됐다. 평소 과격한 운동을 즐기던 이씨는 무엇보다 앞으로 운동을 못하게 될까봐 걱정이었다. 병원에서는 이런 환자 사정을 고려해 오른쪽 대퇴골두 표면치환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씨는 수술 이틀째부터 걷기 시작해 두 달이 지난 뒤에는 평소 즐기던 자전거와 수영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수술 후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축구와 마라톤, 등산 등 과격한 운동도 무리 없이 하고 있다. 오히려 그를 처음 보는 사람은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는 말에 놀랄 정도다. 박윤수 삼성서울병원 인공관절센터장(정형외과 교수)에게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물어보았다.

인공관절 수술이란?

“인공관절 치환술은 병이나 외상으로 못 쓰게 된 관절을 인공관절로 바꾸는 수술이다. 관절 한쪽만 인공관절로 바꾸는 것(반(半)치환술)과, 양쪽 모두를 바꾸는 것(전(全)치환술)이 있다. 보통 무릎관절 교체 수술로는 관절 안쪽이나 바깥쪽 일부만 교체하는 수술(편측 구획 인공관절 성형술)이 시행된다. 엉덩이관절 교체는 전치환술이 주로 쓰이고, 손상된 대퇴골의 머리만 바꾸거나, 관절 표면만 잘라낸 뒤 바꿔주는 수술(표면치환술)을 한다. 최근에는 컴퓨터를 이용한 내비게이션수술이나 로봇수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수술은 어떤 사람들이 받나?

“퇴행성 관절염이 심하거나, 류마티스관절염, 무혈성 괴사증, 감염ㆍ외상에 의한 2차성 관절염, 관절 운동장애, 선천성 관절장애, 관절 주위 종양, 엉덩이관절부 골절 등에 의해 관절이 문제가 생긴 사람이 수술을 받는다. 쉽게 말해 어떤 이유로든 관절이 심하게 파괴돼 아프고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으면 수술해야 한다. 인공관절 수술을 하면 아프지 않고, 관절을 제대로 놀릴 수 있고, 관절 모양이 균형이 잡히게 된다. 다른 어떤 수술보다 치료효과가 높고, 나이에 관계없이 수술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인공관절은 어떤 재질은 만들어졌나?

“재료공학이 발달하면서 재질이 다양해져, 금속뿐만 아니라 폴리에틸렌(플라스틱), 세라믹 등도 쓰이고 있다. 서로 닿는 인공관절 부위에는 금속이나 세라믹을 쓴다. 인공관절은 움직이면 마찰이 생겨 마모될 수 있으므로 최근에는 마찰로 인한 마모를 최소화하는 제3세대 세라믹 등 첨단 합금소재가 쓰이고 있다.”

인공관절 치환술 성적이 만족할 만한가?

“우리나라에서 매년 5만명 이상이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고 있다. 이 수술을 받은 뒤 거의 모두가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엉덩이관절 치환술을 하면 수술 후 관절의 운동 범위가 거의 원래 상태로 회복된다. 하지만 무릎관절 치환술을 하면 굽혔다 펴는 굴곡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최근 굴곡운동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인공 무릎관절이 개발됐지만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다. 간혹 뼈에 삽입된 인공관절이 잘 고정되지 않거나 감염으로 재수술을 하기도 한다. 현재 대학병원급 병원에서는 거의 무균 처치법으로 수술을 하므로 병균감염률이 0.1% 이하로 극히 낮지만, 시설이 열악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병균에 감염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최신 엉덩이관절 치환술로는?

“엉덩이관절 표면치환술이 최신 수술법이다. 관절에 이상에 생긴 초기에 이상 부위만 긁어낸 뒤 모자를 씌우듯이 관절 표면에 인공관절을 넣는 것이다. 기존의 엉덩이관절 전치환술보다 뼈를 더 많이 보존할 수 있고, 금속-금속 관절면이라 기존의 세라믹-세라믹 관절면보다 운동을 더 잘 할 수 있다. 이 수술은 젊은 사람들에게 권장할 만하다. 기존 엉덩이관절 전치환술은 관절면이 플라스틱이라 수명이 10~15년에 불과하다. 그런데 최신 엉덩이관절 표면치환술에는 관절면의 마모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금속이나 신소재 세라믹을 사용하고 있어 수명이 20~50년 정도다. 기존 인공관절 소재보다 2~3배 정도 더 오래 쓸 수 있다.”

인공관절 수술에 쓰는 첨단장비로 어떤 게 있나?

“일반 수술의 경우 제아무리 정교한 기구를 써도 어차피 의사가 눈으로 보면서 수술을 하므로 오차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을 이용한 인공관절 치환술을 하면 뼈의 절단 등 수술의 모든 단계가 제대로 됐는지 수치로 확인할 수 있어 훨씬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다. 수술시간까지 단축되고 있다. 최근 등장한 로봇수술도 훨씬 정밀한 수술을 할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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