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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 反독재 시위 활활… '아랍의 봄'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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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 反독재 시위 활활… '아랍의 봄' 오나

입력
2011.01.2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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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이집트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4명이 숨지는 등 이집트 정정이 급박해지고 있다. 미 백악관이 이집트 정부의 정치 개혁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상황 변화 가능성도 엿보였다. 이집트 시위가 제2의 튀니지 혁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은 이집트의 국경일인 '경찰의 날'이었다. 하지만 3만여명(집권당 추산)의 시민은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중심부에 있는 타히르(자유)광장에 운집했다. 광장에 모인 시위대는 밤 늦게까지 이집트와 튀니지 국기를 흔들며 '무바라크 퇴진'을 외쳤다. 올해 82세의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1981년부터 30년째 이집트를 통치 중인 독재자다.

튀니지 혁명 때처럼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시위에 활용됐다. AP통신은 "이날 오후 이집트 정부가 트위터를 차단하기 전까지 시위 지도부는 분 단위로 집합 장소를 알리는 등 트위터를 활용했다"고 전했다. 이집트 야당 지도자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독일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랍의 봄'을 처음으로 경험하고 있다"며 시위를 독려했다.

그러나 26일 새벽 경찰은 물대포, 최루탄 등을 쏘며 강경 진압에 나섰다. AP는 "20여명의 경찰이 경찰봉으로 한 시위자를 폭행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집트 보안당국은 시위대 참가자 가운데 200여명을 구금했으며, 내무부도 즉시 시위금지령을 내렸다.

시위는 알렉산드리아, 수에즈, 이스마엘리아 등 다른 도시로까지 번져 경찰 1명, 시위대 3명 등 4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4월6일 운동' 이집트 반정부단체들은 26일에도 추가 시위를 공언해 또 한차례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집트 정부는 안정적"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집트 정부는 이집트 민중의 열망에 부응할 중요한 기회를 맞았다. 이집트의 번영을 도울 정치 경제 사회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AFP통신은 "이례적으로 수위가 높은 성명"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시위는 새로운 세대의 이집트 반정부 활동가들의 능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다"고 평가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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