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을 26일 확정 발표했다. 새 학기에 고교생이 되어 3년 후 개편 수능시험을 보게 될 학생들은 구체적인 학습계획을 짤 수 있게 됐다. 개편안은 앞으로 대입시에서 수능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는 데 맞춰 수험생들의 수능학습 부담을 줄여 주는 데 초점을 뒀다.
골자는 현재 범 교과서적 성격의 통합문제가 출제됐던 수능의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의 명칭을 국어, 수학, 영어로 바꿔 교과 중심 문제로 출제한다는 것이다. 또 현재 수리영역에만 시행하고 있는 수준별 시험을 A, B형으로 나눠 국영수 세 과목 모두로 확대키로 했다. 아울러 수험생들이 선택하는 탐구영역의 최대 응시과목 수도 올해 치러질 2012학년도 수능과 비교해 한 과목 줄어든 2개로 조정된다.
지난해 8월 발표된 시안에 들어 있던 수능 연 2회 실시 방안, 사회ㆍ과학 탐구과목 통합안, 제2외국어와 한문 제외 방안 등은 백지화했다. 수능을 2회 실시할 때 학생들로선 두 차례 시험을 모두 볼 수밖에 없어 오히려 학습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을 감안한 결정이다. 과목 통합과 제외를 백지화한 것도 거창했던 계획에서 후퇴한 것이라는 일부 지적도 있으나, 수업현장의 현실 등을 고려하면 유연한 선택으로 평가할 수 있다.
개편안은 학교 교육의 양상을 적잖이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국영수 문제 유형이 교과 중심 문제로 바뀌는 건 수업과 내신, 수능시험까지 일관된 맥락의 수업을 가능케 함으로써 학교 수업의 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도 수능 과목 부담에서 벗어나 자기주도 학습이나 창의적 체험활동을 시도해볼 여지가 커지게 됐다.
수능학습의 부담이 줄어든 건 대입시에서 그만큼 논술 등 수능 이외의 요소가 크게 작용하게 됐다는 걸 의미한다. 백과사전적 지식보다 개성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 내겠다는 '2009 개정교육과정'의 방향이기도 하다. 개편안이 학교에서 수능을 넘는,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학습 분위기를 일구는 쪽으로 작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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