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집 비리사건'을 수사중인 서울동부지검은 27일 브로커 유상봉(65ㆍ구속기소)씨에게서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강희락 전 경찰청장을 구속 수감했다. 이날 강 전 청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한 서울동부지법은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검찰이 재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ㆍ현직 경찰청장이 구속된 것은 2001년말 '수지김 피살사건'의 경찰 내사 중단을 주도한 혐의로 이무영 전 청장이 구속됐다 무죄 선고를 받은 이래 처음이다. 강 전 청장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물의를 빚어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강 전 청장은 2009년 건설공사 현장의 민원해결, 경찰관 인사청탁 등의 명목으로 유씨로부터 17차례 1억8,000만원을 받고, 지난해 8월엔 유씨에게 4,000만원을 주면서 해외 도피를 권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1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당시에는 법원이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정도로 검찰의 충분한 소명이 이뤄졌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강 전 청장이 구속됨에 따라 특히 경찰 인사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편 서울동부지검은 함바집 비리 연루혐의를 받고 있는 최영 강원랜드 사장을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 사장이 유씨로부터 강원랜드 콘도 증축공사 현장의 함바집 운영권을 따내기 위한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SH공사 사장 시절 유씨로부터 로비를 받고 서울 세곡지구, 강일지구 택지개발 건설현장 함바집 운영권을 줬는지 여부도 조사대상이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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