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호주간 교역규모가 200억 달러에 달합니다. 한국과 호주가 더 가까워지려면 한국은 교민들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물론 12만 호주 교민들도 힘을 합칠 생각입니다."
올해로 한국과 호주가 수교를 한 지 50년. 김병일(사진) 호주시드니한인회장은 25일 "양국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인 만큼, 수교 50년째인 올해는 한국과 호주간 교류활성화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6일 서울에서 열리는 '오스트레일리아데이' 기념행사 참석차 최근 모국을 찾았다. 오스트레일리아데이는 호주 최대 국경일 가운데 하나이다.
김 회장은 "한미FTA 타결로 최근 호주에서는 한국 시장을 미국에 뺏길 수 있다며 축산업계를 중심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한국 정부가 호주와의 교류 활성화에 주도적으로 나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교류 활성화에 교민을 활용하는 것보다 효율적인 방법은 없다"며 "한국이 호주 각계 각층에 진출한 한인들을 모국 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호주에 진출한 교민의 수는 12만 여명. 워킹홀리데이, 유학, 기업활동 등으로 호주에 체류하고 있는 한인의 수는 20만 명이 넘는다.
김 회장은 교민 사회 결집을 위해 세계 한인회 중에서는 처음으로 한인회 멤버십 카드를 만들기도 했다. 가맹 여행사ㆍ음식점ㆍ병원 등 한인이 운영하는 사업체에서 가격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 것. 김 회장은 "지난해 서울서 열린 2010 세계한인회장대회에서 멤버십 카드 아이디어는 호평을 받았다"며 "교민사회가 상호이익을 증진하면서 현지에서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양국교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한국정부의 교민들에 대한 전향적인 시각과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외국인을 국민으로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재외 교민들을 이렇게 방치하고 있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낭비"라며 "한국 정부가 해외 교민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아 이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선거 참정권이 확대되고 복수국적이 허용되기 시작했지만 기왕 이렇게 방향을 잡았다면, 교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그 폭을 넓혀 달라는 것. 그는 "참정권이 주어져도 투표율은 3%에 그친다"며 "각지에 흩어져 투표가 힘든 만큼 우편 투표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회장은 이어 "세계 197개국에 나가 있는 한인들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동포청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외 한인은 750만 명으로 그 숫자도 적지 않지만 진출국(197개) 수로는 세계 최대"라며 "이들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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