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5일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58) 선장의 치료를 지원하고 국내 후송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 의료진을 오만 현지에 급파했다. 외상 외과 전문의로 구성된 국내 의료진 3명과 석 선장의 부인, 자녀 등은 이날 밤 비행기를 이용해 오만으로 출발했으며, 26일 정오께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총상 전문가인 아주대병원 외상센터 이국종 과장은 출국에 앞서 현지 병원에서 이메일로 보낸 석 선장의 의료차트를 분석한 결과, 상태가 매우 위중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석 선장은 이날도 여전히 혈소판 수치가 떨어져 있어 2차 수술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은 "석 선장의 몸 상태가 더 악화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국내 의료진은 오만 살랄라시 술탄 카부스 병원에서 치료 중인 석 선장의 상태를 최종 확인하고, 한국 이송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송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오만 현지 의료팀과 함께 석 선장 치료와 2차 수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석 선장의 상태가 장시간 비행을 견딜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면, 이른 시일 내에 국내로 이송해 올 계획이다. 또 국내 후송에 대비해 에어 엠뷸런스(환자이송 전문비행기)를 동원하기로 하고, 항공사들과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삼호해운 관계자는 "석 선장이 장시간 비행기를 타기 어려워, 가족들이 오만으로 간 것"이라고 말해, 당장 국내 이송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편 김황식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소말리아에 억류돼 있는 금미호 선원 문제와 관련, "구출에 대해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달라"고 지시했다.
김 총리의 발언은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난 상태에서 남은 금미호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금미호 문제 해결이 계속 늦어질 경우 같은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과 비교해 소홀이 다루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 총리의 발언을 두고 정부가 금미호 선원 구출에 대해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 나온다. 삼호주얼리호처럼 군사작전을 통한 구출이 힘든 상황에서 제3자를 통한 석방 협상에 본격적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김성환 외교부장관은 "우리는 해적과 직접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면서도 "이를 전제로 가능한 방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석방 협상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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