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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알사탕'의 박옥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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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알사탕'의 박옥순씨

입력
2011.01.2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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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잡지나 책 만드는 일을 하며 30대를 보냈는데, 앞으로는 시 쓰고 동화 쓰고 살라는 운명을 이제 결정지어 준 것 같아요. 심사위원 두 분 너무 감사합니다."

201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 당선자 박옥순(필명 휘민ㆍ37)씨는 한 달 전께 미술전문 출판사 편집 일을 그만 뒀다. 두 살짜리 아이 육아 때문이기도 했지만, 글을 쓰는 데 좀 더 집중하려는 결심이었다.

박씨는 청주과학대(현 충주대) 문예창작과 재학시절이던 200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돼, 이미 등단한 시인이다. 대학 졸업 후 출판저널과 사보 제작 대행 기획사, 출판사 등에서 일하면서 2006년 말 휘민이라는 필명으로 라는 시집도 한 권 출간했다. 이번 신춘문예 동화 당선으로 이제 그는 시인에 이어 '동화작가'라는 날개를 달아 전업작가의 길로 매진할 수 있게 됐다.

박씨가 동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이를 가지고부터. "아이가 없었다면 동화를 쓸 생각을 못했을 거예요. 아이를 낳고 아동문학 강의를 들으면서 자연스레 동화의 세계에 빠지게 됐습니다." 2008년부터 다닌 동국대 문예대학원 문예창작과에서 시인이자 동화작가인 유정이씨의 강의를 들으며 동화 작법을 심도 있게 배웠다고 한다. 박씨는 "유 선생님 본인도 시를 먼저 쓰시다 동화를 하셨는데, 시를 쓰는 마음이면 동화를 잘 쓸 수 있을 거라도 많이 격려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박씨의 당선작 '알사탕'도 시적인 감수성이 돋보이는 동화다.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눈물이 나오지 않는 아이의 먹먹한 심정을 알사탕을 매개로 뭉클하게 그리고 있다. 알사탕은 주인공 수정이에게 아빠와의 추억이 담긴, 이 동화의 중심 소재다. 박씨는 "어른들도 가까운 이의 죽음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어려워하는 문제다"며 "자기 생활 속에서 조금씩 이겨내고 치유하는 과정이 필요할 텐데, 조금씩 녹여 먹는 알사탕에 그런 치유의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동화 관련 공모전에 응모하기는 올해 한국일보 신춘문예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연말 작품을 냈다가 일부 원고가 택배사 잘못으로 분실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재공모에 다시 원고를 제출했다. 그는 "새해에 너무 큰 선물을 받았다"며 "심사를 맡으셨던 이상교, 김이구 선생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동화를 열심히 쓰겠다"고 다짐했다. 박씨는 또 학창시절 문학을 가르쳐줬던 노창선, 허혜정 교수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문학의 길로 이끌어주셨던 그 분들이 누구보다 기뻐해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일근 안도현 나희덕 시인 등이 참여하고 있는'시힘' 동인의 일원이기도 한 그는 "시힘 동인들과도 기쁨을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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