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과 창조력을 화두로 세계의 전통 예술가들이 모인다. 1주일 여의 짧은 기간이지만 세계적 전통 음악가들이 주는 교훈은 지적과 비판에 목마른 우리 신진 연주자들에게 가뭄 속 단비다. 북촌창우극장에서 열리는 ‘2011 전통 예술 레지던시 워크숍 - 탐색전’은 여러 장르의 국내외 예술가들이 전통 예술을 화두로 새 기운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다. 활약중인 연주인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펼치는 자리로는 처음이다.
진도, 인천, 서울 등지의 전통예술 연구센터를 찾아 다니며 벌이는 ‘여행형 창작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다. 문화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 등의 후원으로 진도 남도국악원, 인천 아트플랫폼, 서울 북촌예술극장 등 세 곳에서 숙식을 함께 하며 이뤄가는 이동 워크숍이다. 2월 4일 ~ 21일, 7박 8일 동안 토론과 실험무대 등 공동 작업이 펼쳐진다.
문화 교류, 월드 뮤직 등의 기치 아래 실험의 선두에 서 있는 해외 음악인들이 한 축이다. 1997년 이래 오스트리아의 대표적 전통예술 프로그램 글라트 앤 베르케르트 페스티발의 예술 감독을 역임해 온 조 아이싱어는 레날드 데프(피리), 마이클 브루크너(기타) 등 두 명의 주자와 동행한다. 연주, 편곡, 작곡, 프로듀싱 등 브라질 음악을 소재로 가능한 작업을 직접 해 오고 있는 벤자민 톱킨은 이번에는 피아니스트로 내한, 예술적 경험을 들려준다. 인도 첸나이의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인 ‘첸나이 브라드바니’의 대표 아닐 스라니바산은 인도의 전통 가수 시킬 구루차란과 함께 내한한다.
한편 또 다른 축으로 한국측에서 허윤정(거문고), 원일(타악), 배일동(판소리) 등 세 명의 신예가 참가한다. 허씨는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슬기둥, 상상 등에서의 다양한 국악 활동은 물론 재즈와 월드 뮤직을 아우르는 그룹 토리앙상블 등의 활동으로 세계와 낯을 익히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인 원씨는 푸리, 바람곶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악의 현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주요 무형 문화재 제 5호 판소리 이수자인 배씨는 2009년 호주 ABC방송국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생큐, 미스터 김’에 출연, 재즈와 협연하는 등 장르간의 다양한 만남을 통해 국악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허씨는 “비록 일반에 공개되는 자리는 아니지만 자신을 알리는 게 가장 중요한 연주자 입장에서는 경력 쌓기보다 중요한 자리”라며 “이 같은 워크숍을 통해 소수에게만 집중됐던 인력 풀을 넓힌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 자리가 새로운 발견의 현장도 되는 이유다. 그는 “영상, 사진, 녹취 등 기록 작업이 수반되는 워크숍 자리란 전문 연주자에게 사실 경력보다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참가 희망자는 26일까지 북촌창우극장에 신청하면 된다. 기성 활동 단체 혹은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20~30명 내외가 참가할 것으로 극장측은 보고 있다. (02)747-3809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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