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 법정관리 신청

국내 4위권 해운업체인 대한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대한해운은 25일 경영정상화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대한해운은 석탄과 철광석 등을 운송하는 벌크선박을 임대한 뒤 중소 규모 선사에 다시 빌려주는 용ㆍ대선(傭ㆍ貸船) 사업을 하고 있다.

이 업체는 업황이 좋았던 2007년부터 2년간 선박을 대거 빌렸다가 2008년 하반기에 업황이 나빠지면서 용선료 부담이 커져 경영이 악화됐다. 이 때문에 다른 해운업체들의 경영 상태가 호전된 뒤에도 대한해운은 계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의 동반부실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니어서 다른 해운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해운 주식도 이날 낮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투자자들은 거래 정지 소식이 알려지자 거세게 항의했다. 대한해운은 불과 한 달 전에 주주 배정 방식으로 86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기존 주주 가운데 79.97%가 청약을 실시했으며 실권주 모집에서는 125.2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

법원은 한 달 가량 대한해운의 신청 내용을 검토한 뒤 법정관리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