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앞다퉈 개발하는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LTE-A)가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시연됐다. LTE-A는 4세대 이통기술인 LTE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개선한 것으로, 초당 600MB의 자료를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다. 이 정도 속도면 CD 1장 분량의 자료를 9.3초에 전송할 수 있어서 지금 사용하는 3세대 이동통신(WCDMA)보다 40배 가량 빠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는 25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형태근 방통위 상임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LTE-A 이동 시연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번 시연은 단말기와 초고화질(풀HD) 3D TV가 설치된 버스가 ETRI 경내를 시속 40㎞로 달리며 풀HD 동영상을 재생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그동안 LTE-A 기술을 이용해 무선기지국 사이에 자료를 주고받는 시연은 해외에서도 성공한 적이 있으나 이동 중에 대용량 자료를 주고받은 시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시연을 성공한 ETRI는 5년 간 470명의 연구원과 644억원의 개발비를 들여 관련 기술과 장비를 개발했다. ETRI측은 이번 기술 개발과 관련해 24건의 표준특허를 확보하고 500여건의 특허를 출원해 LTE-A가 널리 상용화될 경우 상당한 기술 사용료 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LTE-A가 상용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4세대 이통기술은 국제 표준이 정해지지 않았다. LTE-A의 경우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4월쯤 국제표준으로 결정할 예정이지만, 국내에서 개발한 휴대인터넷(와이브로), LTE 등 다양한 4세대 이통기술들이 국제 표준을 둘러싸고 경합을 벌이는 상태다. 관건은 이통업체들의 선택에 달렸다. 다행이 LTE-A의 전신인 LTE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외 많은 이통사들이 선택한 상태여서 LTE-A도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또 휴대폰에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크기를 줄이는 문제도 남았다. 이날 ETRI에서 버스에 싣고시연한 LTE-A 단말기는 냉장고만한 크기다. 이를 양산이 가능한 주문형 반도체(ASIC) 크기로 줄여야만 휴대폰이나 태블릿PC 등에 장착할 수 있다. 송상훈 방통위 방송통신녹색기술팀장은 “상용화는 2013년께 가능할 것”이라며 “ETRI에서 장비 업체 등에 기술 이전을 하면 ASIC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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