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주얼리호 구출 이후] 국방위 보고 간담회… 軍작전 칭찬·보안 질타 교차
24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아덴만 여명작전' 결과 보고 간담회에서는 해적 증원선박의 미사일 보유 등 이번 작전과 관련된 새로운 사실들이 공개됐다.
이성호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은 보고를 통해 "(해적 증원선박이) 파나마 국적의 7만톤급이나 되는 큰 배였다"면서 "장비가 뭐가 있는지, (해적) 세력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미사일까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또 "노획한 소총을 살펴보니 손질도 기름칠도 굉장히 잘 돼있어 뜨내기 해적하고 차원이 달랐다"면서 "특히 30발이 들어있는 탄창 3개 중 하나는 개별탄창이고 나머지는 두 개를 엮은 것으로, (30발 들이 탄창 하나를) 다쓰면 바로 다른 하나를 쓸 수 있도록 했다"고 보고했다.
간담회 시작 전 김관진 국방장관을 만난 원유철 국방위원장은 "장관님, 광채가 나신다"고 치켜세웠다.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은 "여기가 어디냐, 명령 받고 왔다, 작전을 확실히 할 것이다, 전승을 하는 것이 우리 청해부대다"라고 '여명작전' 삼행시를 읊기도 했다. 민주당 박상천 의원도 "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신뢰를 크게 증대시켰다"며 격려했다.
하지만 간담회가 본격 시작된 이후 '칭찬 릴레이'였던 분위기는 냉랭해졌다. 당초 비공개로 열릴 예정이던 이날 간담회를 공개하자는 얘기가 나오자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그만큼 3박4일 동안 (홍보) 했으면 됐지"라며 볼멘 소리를 내놓았다.
군이 작전 투입 전력 등 시간대별 작전상황을 '무용담' 삼아 공개하자 육참총장 출신인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이 "정신 나간 사람 아니냐"며 발끈했다. 이 의원은 "지난 10년간 보안 타성에 젖은 것 같다"며 "이렇게 기밀을 다 공개하고 앞으로 소말리아에서 유사 작전을 하면 성공한다는 보장이 있느냐"고 따졌다. 국방장관을 지낸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도 "자칫 해적들에 우리 전술을 교육시키는 역효과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정의화 국회부의장도 "종군기자가 하더라도 이렇게 정확하게 (보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예상 밖으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김 장관은 '등고자비(登高自卑)'란 말이 있듯 결코 오늘의 결과에 자만하지 않겠다"며 "최대한 작전 보안에 유념하겠다"고 약속했다. 100일이 넘도록 억류 상태인 금미305호 선원과 생포 해적을 교환하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박상천 의원은 "금미305호 선원에 대한 박해를 가한다고 할 때 이를 막는데 (이번 포로들이) 대단히 유용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은 "같은 패거리인지 잘 파악 한 뒤 생포한 해적 5명과 금미호 인질을 서로 맞교환 하는 방안을 잘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군의 작전정보 상세 노출에 대한 질타 목소리는 국방위 밖에서도 나왔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우리 군의 특수작전 방식이 공개되면 향후 구출작전에 과연 도움이 되겠는가"라며 "자제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군의 작전내용은 홍보수단이 아니다"며 "군 장성의 이름과 직위는 군사기밀에 속하는데 이 분들이 TV카메라에 나와서 작전내용을 설명하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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