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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애플렉 주연·각본·연출의 '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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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애플렉 주연·각본·연출의 '타운'

입력
2011.01.2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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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은 벤 애플렉에 의한, 벤 애플렉의 영화다. 주연에다 연출까지 했고, 각본도 썼다. 한 배우가 1인 다역을 하며 자신만의 영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이젠 별스럽지 않은 풍경이다. 여러 역할을 얼마나 제대로 해내며 수작을 만들어내느냐가 요즘 관객들의 관심사다.

‘타운’은 관객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켜줄 썩 잘 빠진 액션 영화다. 빈민과 범죄라는 사회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짐짓 심각한 척 하지 않고, 사회문제를 섣불리 오락적으로 소비하려 하지도 않는다. 적당히 묵직하면서 적당히 가볍다. 묵직한 범죄 액션이 시신경을 자극하고, 남녀의 사랑이 정서를 건드린다. 도시의 비정한 생태계가 가슴을 누르기도 한다. ‘타운’은 애플렉의 재능이 가늠되며 감독으로서의 그의 밝은 미래가 엿보이는 작품이다. 아마도 그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숀 펜 등 감독으로서도 성공한 선배 배우들의 길을 걸을 듯하다.

배경은 미국 보스턴의 빈민가 찰스타운이다. 어려서부터 범죄를 보며 자랐고, 범죄가 생활인 친구들이 만든 강도단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두뇌 회전이 빠른 더그(벤 애플렉)와 다혈질 제임스(제레미 레너)가 리더 역할을 하는 강도단은 철저한 준비와 과감한 행동으로 경찰을 따돌리며 강도 행각을 이어간다. 그러나 더그가 피해자 여인 클레어(레베카 홀)와 뜻하지 않은 사랑에 빠지며 주인공들은 삶의 급류에 휘말린다.

안정감 있는 연출이 인상적이다. 고막을 찢을 듯한 총소리가 사실감을 전하는 총격전 위로 더그와 클레어의 아슬아슬한 사랑이 포개지며 묘한 쾌감과 서스펜스를 제공한다. 살인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닌 채 가난이라는 인생의 사슬을 벗어나려는 더그의 불우한 가정사는 음울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흥미를 더한다.

제레미 레너의 살기 어린 연기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범죄자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죽음을 불사하는 제임스의 모습은 가난과 범죄의 대물림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그는 ‘허트 로커’에서 폭발물 해체에 중독된 군인 역할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27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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