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직후인 2009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국정연설은 "미국을 재건설해 강한 미국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그 이후 2년 간 그의 국정기조는 과거로부터의 개혁이었다. 이는 공화당과의 첨예한 대립을 불렀다.
임기 후반기를 맞는 세번째 국정연설(25일 저녁9시ㆍ현지시간)은 '화합과 실용, 친기업 중심의 경쟁력 강화'가 기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도와 경제를 앞세워 파당정치를 청산하고 공화당과 함께 '일자리 창출'에 올인하겠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렇게 달라진 것은 경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 취임 초 8.2%였던 실업률은 한 때 10%(지난해 10월)를 넘어섰다 지금은 9.4%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고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할 때보다는 여전히 280만개가 부족하다. 그나마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행정부의 경기부양책보다는 지난해 3% 가까이 절상된 중국 위안화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이라크ㆍ아프간 전쟁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경제마저 탈출구를 찾지 못하면 2012년 재선가도에 큰 타일 수밖에 없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중간선거 참패 이후 급격히 친기업, 친월가로 급선회한 것은 경제를 살려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이를 재선으로 이끌겠다는 계산에서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연설은 '미래'를 얻기 위한 것"이라며 "실용과 친기업으로 달라진 오바마 대통령의 이미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혁신과 교육, 인프라, 재정적자 감축, 정부개혁 등 5개의 큰 줄기를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는 기업세금 체제를 개혁하고 수출을 저해하는 규제를 철폐ㆍ완화하는 후속조치가 예상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서명을 마친 3개 FTA에 대해서도 이런 측면에서 조속한 비준을 촉구하는 내용이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화당이 강력히 주장하는 건강보험법 폐지는 일부 내용을 수정하는 선에서 타협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돼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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