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차기 지도자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주목하라.
미 뉴욕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시 부주석의 경력과 정치ㆍ경제ㆍ서구관을 집중 조명하는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후진타오(湖錦濤) 중국 국가주석 자리를 2012년 물려 받는 시 부주석에 대해 NYT는 "정치적 감각, 가문의 배경, 이데올로기적 능력의 조합이 그의 부상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NYT는 우선 "시 부주석이 중국을 지금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끌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후 주석에 비해 당 내부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어 새 아이디어를 실험할 재량권은 더 많이 부여 받았다"고 평가했다. 또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동부 연안 지역에서의 잇따른 행정 경험은 그런 경험 없이 지도자에 오른 후 주석과 차별을 보이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NYT가 전한 시 부주석의 과거 경험을 봐도 미래 중국의 변화 가능성이 엿보인다. 시 부주석은 중국 문화혁명기인 1969년 산시(陝西)성 량자허촌에서 7년 동안 하방을 해야 했다. NYT는 "내 실용적인 사고는 당시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고, 이는 현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그의 2003년 기고를 소개하며 "그가 (이때부터) 이데올로기 투쟁을 혐오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저장(浙江)성 성장 시절 중국의 지리(吉利)자동차를 적극 지원해 이후 볼보를 인수할 정도로 급성장하게 했고, 야후 중국 파트너인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과 친분을 맺는 등 민간기업 사정에 밝았다는 점도 높이 샀다. 동시에 푸젠(福建)성 성장 근무 시절 홍콩재벌의 투자를 이끄는 과정에서 전직 관리들이 부패로 낙마했는데 시 부주석은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은 청렴성도 언급됐다.
특히 가난한 서부지역에 동부 저장성 기업인을 이끌고 갔던 것이나, 상하이(上海)시 서기 시절 상하이방의 비리를 적절히 수습했던 것은 내부적으로 점수를 얻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물론 선악이 분명한 미국 2차세계대전 영화를 선호하면서도 "배부르고 할 일 없는 사람들이 중국을 손가락질한다"며 서구의 중국 비난을 불편해 하는 것을 볼 때 그의 서구관은 아직 판단이 어렵다는 게 NYT 분석이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