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압력으로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높이면서 채권형 펀드의 인기가 급속도로 식고 있다. 금리 인상은 곧 채권형펀드의 투자대상인 시중 채권 가격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내 2~3차례 추가 인상가능성이 확실한 만큼 채권형 펀드 수익률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주식보다 안전하면서 예금보다는 높은 연 평균 8~10% 가량의 수익을 추구하는 채권 펀드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펴야 할까. 결론은 간단하다. 금리 상승 추세가 뚜렷한 국내 채권의 비중은 최대한 줄이고, 금리의 절대 수준이 높은 브라질 등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만 투자하라는 것이다.
국내 펀드, 자금이탈과 수익률 악화
실제로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는 이미 자금의 대량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20일까지 국내외 채권형펀드에서 1조1,060억원이 빠져나갔다. 당연히 수익도 부진하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20일 기준, 국내 일반채권형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0.01%. 일부 초단기채권과 하이일드(고수익ㆍ고위험)채권을 제외하곤 대부분 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높은 수익률로 명성을 얻었던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악사Tomorrow장기우량K-1(채권)ClassA'(1개월 -0.31%ㆍ3개월 -0.86%)나 삼성자산운용의 '삼성ABF Korea인덱스(채권)A'(1개월 -0.43%ㆍ3개월 -1.32%)도 최악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존 투자자라면 비중을 줄여야 하고, 신규로 자금을 넣으려고 한다면 금리 상승국면이 마감되는 올 연말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하이일드ㆍ신흥국 채권이 유리
국내 채권형 펀드와 달리, 신흥국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는 여전히 투자 매력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워낙 높아 시중금리도 연 10% 안팎으로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올들어서도 이 펀드로는 기관 투자자들이 장기투자 성향의 자금을 맡기면서 395억원이 추가로 유입됐다.
동양종금증권 김후정 펀드 애널리스트는 "해외채권형에 대한 선호는 기관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고 최근 2년간 성과가 좋았던 점이 자금을 끌어들이게 한 요인"이라며 "장기 성과를 낸 펀드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펀드의 성과가 눈에 띈다. 20일 현재 해외채권형 순자산(3조449억원의)가운데 34%의 자금(1조353억원)이 몰려 있는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펀드는 1개월(2.21%), 6개월(9.30%), 1년(13.92%) 평균 수익률이 모두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펀드 중에는 슈로더운용의 '슈로더글로벌하이일드H종류A'와 프랭클린템플턴의 '프랭클린하이일드ClassA'의 성과가 두드러지는데 1개월 수익률이 각각 2.47%와 2.43%에 달한다.
같은 맥락에서 주요 증권사들은 해외채권형 펀드 가운데 알리안츠운용의 '알리안츠핌코이머징로컬AB글로벌고수익'(대우), 얼라이언스번스틴운용의 'AB글로벌고수익'(우리투자ㆍ현대), 프랭클린템플턴의 '템플턴글로벌'(한국투자)을 추천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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