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가 정자역에서 수원 광교신도시로 연결되는 신분당선 연장선 구간에 제2미금역(가칭)을 추가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 역은 기존 미금역 바로 옆에 지을 계획인데다 미금역과 환승 통로도 없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수원시와 광교신도시 입주예정자들은 "신분당선 연장구간은 광교신도시 입주민 1가구당 평균 1,200만원씩 들여 건설하는 노선"이라며 "지금까지 신분당선에 대해 침묵하고 있던 성남시가 착공을 앞두고 느닷없이 새 역사를 설치하겠다고 나선 것은 무임승차하겠다는 속셈"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는 "신분당선 연장구간 중 정자역의 다음 정차역 역할을 할 제2미금역을 설치하기 위해 국토해양부 및 경기철도㈜와 협의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시는 정자역에서 시작되는 신분당선의 노선의 일부 구간이 현 분당선의 지하로 겹쳐 지나간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제2미금역은 2012년 착공 14년 마무리할 목표이며 추가 공사비는 약 900억원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제2미금역은 현 미금역(분당선) 바로 옆에 건설될 예정이어서 기존 역과 기능이 대부분 겹친다. 또 미금역-제2미금역 간 환승기능도 없다. 시 관계자는 "미금역-제2미금역 간 지하로 환승 통로를 설치할 경우 공사비가 크게 증가해 환승 기능이 없는 역사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장 수원시가 반발하고 나섰다. 수원시는 "신분당선 연장구간은 광교신도시 입주예정자들이 전체 사업비(1조5,000억원) 가운데 33%(4,519억원) 가량을 부담하는 사업인데 역이 추가로 설치될 경우 운행시간 지연 등 불편이 커진다"며 20일 미금역 설치 불가의견을 국해부와 철도관리공단, 경기도에 전달했다.
▦차량 운행 속도가 떨어져 저속철으로 전락하게 될 뿐만 아니라 ▦환승 기능도 없는 역사를 기존 미금역과 같은 위치에 건설한다는 것은 수원시민 부담으로 건설하는 지하철에 성남시민이 무임승차하려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시 홈페이지에도 반대 의견이 수 십 건이나 게재됐다.
이에 대해 성남시 관계자는 "추진 중인 사안이므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지역민 및 관계기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분당선 연장구간 전철건설사업은 성남시 정자역과 광교신도시를 6개 역사로 연결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12월 30일 실시계획이 승인돼 늦어도 다음달 10일 이전에 착공, 2015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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