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가 난적 이란(1-0 승)을 꺾고 우승컵에 한발 더 다가섰다. 25일 밤 10시25분(이하 한국시간) 열릴 일본과의 준결승전, 30일 오전 0시 결승전까지 두 경기만 이기면 51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다. 그러나 2% 아쉽다. 이란과의 8강전까지 4경기에서 세트피스 득점이 전무한데다, 스페인식 짧은 패스 축구를 강조하다 보니 "너무 슈팅을 아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그 것이다.
대표팀은 이란전까지 8골을 기록했다. 바레인전(2-1) 호주전(1-1) 인도(4-1)에 이어 이란전까지 터진 골들은 모두 필드 골이었다. 반대로 프리킥 등 정지상태에서의 세트피스 득점이 한 골도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난 8월 출범한 '조광래호'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른 4차례 친선경기에서도 세트피스 득점이 없었다. 8월 나이지리아전(2-1 승)에서는 윤빛가람(경남)과 최효진(서울)이 필드 골을 넣었고, 9월 이란전(0-1 패)에 이어 10월 한일전(0-0)에서는 아예 골을 넣지 못했다. 12월 30일 시리아전(1-0) 지동원(20ㆍ전남)의 결승골도 페널티지역을 치고 들어가다 때린 왼발 슈팅에서 나왔다.
세트피스는 현대축구에서 갈수록 중요한 득점루트다. 특히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 무기다. 페널티지역 안팎 등 득점지역에서 반칙을 얻은 뒤 약속된 플레이를 통해 골문을 의외로 쉽게 열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2-2) 당시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기록한 박주영(26ㆍAS모나코)의 공백이 아쉽지만 '조광래호'에는 기성용(22ㆍ셀틱) 같은 전담 키커가 즐비하다.
완벽한 기회를 만들기 위해 짧은 패스를 남발하다 보니, 과감하게 슈팅을 때리는 장면이 부족한 점도 개선해야 할 숙제다. 충분히 슈팅을 날릴 수 있는 위치에서도 패스만 주고 받다 볼을 차단 당하는 장면이 이란전에서 여러 차례 나왔다. 차범근 SBS 해설위원은 "선수들이 너무 슈팅을 아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 이란전 전반 유효슈팅을 하나로 기록하지 못했다.
'조광래호'의 황태자로 떠오른 구자철(22ㆍ제주)이 1차전 바레인을 상대로 터트린 두 번째 골이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차두리(31ㆍ셀틱)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때린 강력한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튕겨 나오자 골 지역 정면에 있던 구자철이 가볍게 골문 안으로 차 넣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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