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 엘 바미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의 23년 독재를 종식시킨 시민혁명 이후 튀니지에서는 구 집권세력의 청산을 요구하는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알바니아, 예멘 등 다른 이슬람 국가들에서도 튀니지식 봉기를 시도하려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AP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튀니지에서는 22일(현지시간) 튀니지 총노동연맹(UGTT)이 주도하고 군경까지 가세한 2,000여명의 시위대가 모하메드 간누치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간누치 총리는 전날 선거 후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정치범 사면, 외국 문학·영화 수입금지 해제 등 잇단 개혁 조치를 실행했지만 시민들의 시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동유럽 유일의 이슬람국가인 알바니아에서는 시위대 3명이 사망하는 사건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AP가 보도했다. 최근 일리르 메타 부총리가 뇌물수수로 사임한 뒤 21일 밤 수도 티라나 도심에서는 2만여명이 집권 민주당의 부정부패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인원이 30만명까지 불어났다고 주장했다. 시위대가 경찰에 돌을 던지고 경찰차에 불을 지르자 경찰은 최루탄 고무총 물대포 등을 쏘며 진압에 나섰고 3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했다.
23일 BBC에 따르면 예멘에서는 학생과 재야단체 2,500여명이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며 "나가라 알리, 친구 벤 알리와 함께 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튀니지식 봉기를 시도했다.
알제리의 수도 알제에서도 22일 수백명이 집회와 시위를 금지한 법률의 철폐를 촉구하며 행진을 벌여 수십 명이 부상했다. 시위를 주도한 야당인 문화민주행동당(RCD)은 튀니지 혁명을 상기시키기 위해 당사에 알제리 국기와 튀니지 국기를 나란히 걸기도 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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