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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정치권에게 한파체험을 시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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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정치권에게 한파체험을 시켜 보자

입력
2011.01.2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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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는 한파에 필자는 지난해 12월 27일자 '대통령께서도 추우시다면'이란 제목의 글로 부탁 드렸다. '서민들에겐 추위도 전쟁이니까 올 겨울 대한민국에서 얼어죽는 국민이 없게 해 달라'고. 하지만 지난 4일 충북 괴산과 진천에서 40대 남자와 60대 여자가 동사자로 발견됐다.

16일에는 남쪽 부산 해운대에서 50대 노숙자가, 19일에는 서울 지하철에서 60대 노숙자가 동사했다. 그 글에서 '정치권이 난방 잘되는 곳에 앉아 무심하지 않고' 동사자가 없도록 도와달라고도 부탁했다. 동사자가 속출하는데도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난방온도가 27도로, 더워서 반팔차림으로 일하는 모습이 TV에 소개됐다.

그게 서민들은 한파라는 포탄이 쏟아지는 전쟁터에서 순간순간 사투를 벌이는데 국회의원들은 먼 이국에서 피서를 즐기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아파서 죽는 죽음은 어찌할 수 없다. 하지만 배가 고파 죽는 아사자와 얼어서 죽는 동사자의 죽음은 막을 수 있다.

정부가, 정치가, 우리가 공동의 관심을 가진다면 그런 서러운 죽음을 줄일 수 있다. 이번 주부터 다시 추워진다. 여야 정치권에 한파체험을 시켜보고 싶다. 민생을 모르는 국회의원들이 직접 노숙자가 되어 몸으로 추위를 경험해 보도록 하자. 정치는 양복입고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배우도록 해봤으면 좋겠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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