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맞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쌀을 전해주세요.” 지난 10일 서울 성북구 월곡2동주민센터에 한 남성이 전화를 걸어왔다. 사연이나 신분조차 밝히지 않은 터라 주민센터 직원은 반신반의했다.
일주일쯤 지난 19일 오전 주민센터엔 정말 쌀이 배달됐다. 20㎏짜리 쌀 200포대(시가 800만원 상당)였는데, 발신인 명의가 없어 정작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었다. 주민센터 직원들은 전화를 건 남성이 약속을 지킨 것이라 여겼다.
‘얼굴 없는 기부천사’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11월에도 익명으로 10㎏짜리 쌀 100포대를 보냈었다”며 “사업으로 어느 정도 성공한 분이란 것밖에는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학봉 월곡2동장은 “아름다운 선행이 강추위를 누그러뜨리는 따뜻함을 전해줬다”며 “기부자의 뜻에 따라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저소득 틈새가정 등 총 200가구에 쌀 한 포대씩을 골고루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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